경유차에 등유 섞으면 차가 움직일까?
2025년 03월 13일(목) 21:20
엔진 손상 위험…‘가짜 기름’ 매매 관광버스 기사 등 8명 적발

광주광산경찰서 전경. <광주경찰청 제공>

경유(輕油·디젤) 차에 등유(燈油)를 섞어서 주유하면 주행이 가능할까.

이론적으로 등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연료 펌프 등에 손상을 입혀 위험하다는 지적이 높다.

경유차에 등유를 섞어 사고 판 관광버스 기사 일당과 주유소 업주 등 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70대 A씨 등 관광버스 기사 7명과 담양의 주유소 업주 50대 B씨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 13일까지 담양의 한 주유소에서 저렴한 등유에 경유를 섞어 가짜 기름을 사고 판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은 석유품질관리원 직원들이 외근을 나갔다가 A씨 등이 노상에서 관광버스에 기름을 주유하는 모습을 발견하면서 꼬리를 잡혔다.

등유는 경유보다 ℓ당 200~300원 가량 저렴해 기름값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등유는 석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며 일반적으로 보일러와 난로 등에 난방연료로 쓰인다. 등유는 증류탑에서 끓는 점이 180도 이상 250도 이하에서 추출되고 경유는 끓는 점이 250도 이상 350도에서 나온다.

등유는 경유보다 점도가 낮고, 불순물이 적으며, 화학적으로는 중간 정도의 탄화수소로 구성된 것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엔진 중 디젤 엔진은 등유로도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등유는 경유보다 윤활성이 낮아 엔진 부품의 마모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료 펌프와 분사 노즐 같은 엔진의 중요 부품에 적절한 윤활을 제공하지 못해, 장기적으로 부품의 마모와 손상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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