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 먹는 청소년, 성적도 좋다 - 이광일 농협중앙회 전남본부장
2025년 02월 28일(금) 00:00
‘보약 한 첩보다 아침식사’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한 동안 바쁘다며 과음·과식을 핑계로 아침식사를 건너뛰거나 간단한 과일로 때우곤 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농협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생활화하면서 잠시 소홀했었던 아침밥을 집, 회사에서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먹을수록 익숙해졌다. 이제는 오히려 먹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업무상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 지금, 아침식사를 반드시 먹고 있다. 내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는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3년 아침식사 결식률은 6~11세 16.6%, 12~18세 45.5%, 19~29세 57.2%, 30~49세 41.3%, 50~64세 20.8%, 65세 이상 6.3%이다. 10년 전인 2013년은 각각 11.4%, 33.1%, 40.1%, 27.7%, 13.2%, 5.9%였다. 전 연령층에서 결식률이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렸을 때의 식습관이 나이가 들수록 그대로 옮겨가고 있는데 과연 대한민국에 좋은 일인지 곰곰이 살펴 볼 때다.

동국대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 연구팀은 정보영양학회 학술대회에서 국내 청소년 아침 결식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아침식사를 자주 거를수록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 수치가 높게 나왔으며 비만 유병률도 아침 결식 빈도수가 잦을수록 증가했다.

혈압 역시 높게 나타나 성인이 되었을 때 고혈압으로 발전할 위험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또 결식이 잦은 집단에서 총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인슐린 저항수치가 높아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 이는 아침식사를 거르는 식습관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했다.

아침식사는 청소년들의 건강 뿐만 아니라 성적에도 다분히 영향을 미친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공공보건과 연구전망에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침식사와 수능성적 및 내신등급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아침식사를 할수록 수능 성적이 높았으며 내신 등급도 아침식사 횟수와 상관관계를 보였다. 전북대와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아침을 매일 먹는 학생과 일주일에 하루라도 거르는 학생을 비교했는데 매일 먹는 학생의 3과목 평균 점수가 여학생은 8.5점, 남학생은 6.4점 높았다.

쌀의 주성분이 탄수화물이라 살이 찌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고정관념에 대해서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오히려 쌀밥 중심의 균형 잡힌 식습관이 탄수화물 중독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뇌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주기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쌀밥을 섭취해 공복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하며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뇌는 단 것을 찾게 되고, 더 강한 탄수화물을 찾게 되어 결국 탄수화물 중독증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아침을 걸러 자꾸 단 것을 찾는 행동은 누구나 경험하는 모습이다.

쌀밥 한 공기에는 비타민 B1,B2가 풍부하고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 칼슘과 철 등 미네랄과 소화를 돕는 섬유질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 모든 좋은 영양소가 포함된 열량이 고작 313㎉에 불과하다.

누구나 쌀밥을 먹고 나면 다른 음식에 비해 포만감을 느낀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는 밥의 전분이 체내에서 서서히 소화되고 흡수되기 때문이다. 밥과 반찬을 번갈아 먹게 되어 혈당 상승을 억제시켜 식사량을 줄여 비만 예방에도 오히려 효과적이다.

문제는 영양소가 없이 열량만 내는 감자칩, 도너츠, 케이크와 같은 엠프티 칼로리(empty calorie) 식품으로 밥을 대체하거나 아침밥을 건너뛰어 과식하는 것이다. 아침 쌀밥 한 공기는 보약이다. 비싼 보약을 사서 챙겨먹는 것보다 쌀밥 한 그릇이 가성비도 높다. 농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침밥 먹기 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꾸준히 실시한다. 자녀의 성적을 높일 수 있고 나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아침밥 먹기 생활화에 더 많은 국민들이 동참해 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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