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화된 상식과 열린 사고가 필요한 사회 - 김용하 시인, 용아 박용철기념사업회 이사장
2025년 02월 07일(금) 00:00
요 근래 우리 사회는 극심한 분열과 대립, 혼돈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흑에 무정부 상태와 다름이 없어 국가 존망이 염려 될 정도의 내우외환(內憂外患)상태이다. 비록 늘 국태민안을 바라는 평범한 민초에 불과하지만 매일 밤마다 목놓아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난해말 뜬금없는 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하여 하루 사이에 세상이 급변하고, 국가가 대혼란에 빠지게 된 황당함이나 무안의 제주항공 참사로 인한 슬픔이 가시지 않고 있다.

탄핵 소추를 당해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국정의 발목을 잡아 도저히 국가정책을 의도대로 펴나갈 수 없어 대통령에게 부여 된 비상대권을 행사한 것으로 헌법에 의한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의 권한을 대화와 협치를 통해 국가발전을 이루어 가려는 다양한 노력보다는 오히려 정치력이 없이 독선적인 태도와 오불관언의 자세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더구나 우리 국민들이 과거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한 것은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한 행위다.

이제 문제는 정치에 대한 원론적인 논쟁보다 현재의 극도의 혼란과 국민간의 극한적인 갈등과 분열을 과연 누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과연 우리나라가 지속이 가능하기나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과 혼돈속에 나라의 운명이 백천간두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정치를 좌우하는 초강대국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며 기존의 국제질서를 근간부터 뒤흔드는 충격요법을 쓰고 있어 통상 환경의 급변과 북한의 계속적인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 등 안보환경이 불안정하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 통상, 안보 환경은 어떤가? 국정, 안보, 통상, 치안 등에 수장이 없는 거의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회적으로는 온 나라가 각종 대규모 집회 인력을 동원한 세 대결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사법부의 불신까지 촉발되어 국가의 기능이 위협받고 있는 엄중한 상태이다.

소위 선택적 지각 (selective perception)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고 자기의 입장이나 상황, 판단에만 의지하여 자기의 선택적 판단에 의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자신의 주관적 기준만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생각을 무조건 거부하거나 공격하는 형태이다. 오늘날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나 합리적인 언행보다는 오직 자기의 이념이나 정파, 가치판단에만 의존하여 막무가내로 공격적으로 나가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민주주의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의견과 주장을 경청하고 토론하면서, 언제든지 자기의 생각이나 행동을 수정하고 따를 수 있는 관용과 포용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남의 의견을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는 독선이나 편향된 절대주의적 사고는 민주공동체의 암적인 존재다.

과연 현재의 이 나라의 얽히고 설킨 현상을 누가 무슨 재주로 해결할 것인가? 과연 어느 정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정부가 구성된다고 한들 이 난맥상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가?

이 혼란을 극복하는 길은 국민이 깨어야 한다. 보편화된 상식과 열린 사고에 의한 배려와 소통이 절실한 사회이다. 유튜브 등을 통한 지나친 좌우이념적 갈등과 각종 가짜뉴스, 음험한 상호비방과 선택적 지각의 편견까지 겹쳐 ‘네편 내편을 갈라치는 비민주적인 세상’을 치유하고 모든 국민이 근본적 삶의 가치관과 방식을 올바르게 정립해야 한다.

가슴을 치는 통절의 회한속에서 ‘기회는 위기속에서 온다’는 말과 같이 국가를 개조하고 새로운 기풍을 세우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여야 정치권, 사회의 지도자, 국민 각자가 한발 물러서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 아래 인내를 가지고 차분하고 냉철하게 대응해 내우외환을 극복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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