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찍고 호텔도 있는 여기는 교도소 ‘빠삐용 Zip’입니다
2025년 01월 20일(월) 19:30 가가
1975년 개청 옛 장흥교도소,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개관
영화·드라마 70여 편 촬영…전시·공연장·아카이브실·책방 등
영화·드라마 70여 편 촬영…전시·공연장·아카이브실·책방 등
어지러운 시국과 맞물려 법을 무시하는 행태들이 잇따르고 있다. 비상계엄사태 이후 법을 준수하기보다 무시하고 군림하려는 행태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법원 습격 사건’은 법의 테두리보다 자의적, 폭력적으로 의사를 관철하려는 행위로 안타까움과 분노를 자아낸다.
‘교도소’는 죗값을 치르는 물리적인 특수 공간이다. 장소적 특성으로 인해 일반 대중에게는 부정적이며 무서운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죄수들 대신 어린이 관람객들이 붐비고, 영화를 촬영하는 스태프가 분주한 ‘교도소’가 있다면 어떨까.
여기 ‘특별’한 교도소가 있다. 1975년 개청한 옛 장흥교도소가 실물 체험공간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화제다. 최근 장흥군과 빠삐용Zip사업단(이하 사업단)에 의해 장흥교도소가 복합문화공간 ‘빠삐용 Zip’으로 거듭난 것.
장흥군과 사업단의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변신한 ‘빠삐용 Zip’이 지난달 개관식을 진행하고 현재 임시 개관한 상태다. 정식 개관은 상반기 예정.
그동안 이곳에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더 글로리’ 등 70여 편 드라마·영화가 촬영됐다.
빠삐용Zip 사업단 문화진흥팀 정주미는 “다양한 작품 촬영지로 활용되어 온 장흥교도소가 빠삐용 zip으로 거듭나 문화적 요소를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공간 매력을 키워 로컬 문화를 활성화하고 지역 경제에 파급효과를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빠삐용 Zip’은 자유를 꿈꾸던 영화 ‘빠삐용’에 ‘집’을 결합한 합성어다. 문화예술을 매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기고 여유를 갖는다는 뜻에서 ‘집(Zip·압축 확장자명)’이라는 명칭을 차용했다.
이런 테마를 접목, 기존 7개 동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용도에 맞는 이색 공간으로 변모했다.
연무장은 한국영상자료원 지역미디어 라이브러리인 ‘영화로운 책방’으로 재탄생했다. 내부는 영화 관련 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는데, 지역 영화인들이 도서나 필름을 기증했다.
교도소 역사를 담은 아카이브실은 교정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바뀌었다. 이곳에서는 1974년 이전 조선시대 장흥옥 모습과 장흥경찰서 유치장 시절 사진들, 1975년부터 2014년까지 교도소 역사가 오롯이 볼 수 있다. 인근 교회당은 지역예술인 전시·공연장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직원식당이던 교정역사전시관은 법무부 교정본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대한민국 교정사를 톺아보는 자리로 변했다. 각각 전근대, 일제강점기, 현대로 나눠 형벌과 행형, 교도소 안에서의 의식주 생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긴 복도를 따라 일렬로 배치된 회랑형 수용거실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옥상에는 다섯 개 감시탑을 배경으로 교정교화 문구가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외부 수용동을 리모델링한 숙박시설 ‘호텔 프리즌’도 있다. 유스 호스텔 컨셉과 교도소 테마를 접목, 향후 외부 촬영팀이 숙박시설로 활용할 수 있게끔 구성됐다.
이외 수감자를 면회하던 접견실은 ‘접견 체험공간’으로, 1~2층 청사동은 푸드샵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사동은 레지던시로 구축했으며 안내데스크와 탈의실, 굿즈진열대를 갖춘 여행안내소도 구 차고지를 증축해 마련했다.
보안동 및 유휴 시설은 교정 내 투어를 위해 보완정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관람객들은 교정 내부를 거닐며 시설들을 둘러보고 문화 콘텐츠들을 향유할 수 있다.
사업단은 작년부터 ‘해설사 양성과정’을 진행 중이다. 또한 전남관광재단·관광공사와 협력해 ‘남도 영화길 영화코스’도 개발해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인근 영화 촬영 주요 로케이션을 발굴·연계해 빠삐용 Zip 일대를 문화콘텐츠 거점으로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사업단은 장흥군과 협력, 다양한 부대 콘텐츠와 문화기획 관련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일례로 교정시설 내에서 작물을 수확하는 ‘마음은 콩밭’은 회색빛 교정시설을 녹음으로 물들이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이에 앞서 자유 가치를 담은 나비 형상의 제작물을 만드는 ‘거대인형 나비 제작단’, 마을을 돌아다니며 변사극을 펼치는 ‘빠삐용 유랑단’을 구성 마을 순회 상영회를 펼친 바 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여기 ‘특별’한 교도소가 있다. 1975년 개청한 옛 장흥교도소가 실물 체험공간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화제다. 최근 장흥군과 빠삐용Zip사업단(이하 사업단)에 의해 장흥교도소가 복합문화공간 ‘빠삐용 Zip’으로 거듭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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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드온밴드와 고니밴드의 프로젝트 그룹 ‘빠기고’가 지난 12월 23일 빠삐용 zip 개관식에서 축하 공연을 펼치고 있다. <빠삐용zip 사업단 제공> |
그동안 이곳에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더 글로리’ 등 70여 편 드라마·영화가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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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촬영지로 활용되고 있는 내부 공간들. |
이런 테마를 접목, 기존 7개 동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용도에 맞는 이색 공간으로 변모했다.
연무장은 한국영상자료원 지역미디어 라이브러리인 ‘영화로운 책방’으로 재탄생했다. 내부는 영화 관련 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는데, 지역 영화인들이 도서나 필름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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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삐용 Zip’ 시설 배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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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역사전시관으로 활용되는 직원식당 외부에는 교정교화 문구가 연출돼 있다. 이외에도 질문 문항이 적힌 타공판, 사색공간으로 나가는 철창 등을 설치했다. |
옥상에는 다섯 개 감시탑을 배경으로 교정교화 문구가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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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수용동을 리모델링해 숙박시설로 탈바꿈한 ‘호텔 프리즌’. |
이외 수감자를 면회하던 접견실은 ‘접견 체험공간’으로, 1~2층 청사동은 푸드샵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사동은 레지던시로 구축했으며 안내데스크와 탈의실, 굿즈진열대를 갖춘 여행안내소도 구 차고지를 증축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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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전시, 공연 등 복합 상연시설로 활용되는 교회당. |
사업단은 작년부터 ‘해설사 양성과정’을 진행 중이다. 또한 전남관광재단·관광공사와 협력해 ‘남도 영화길 영화코스’도 개발해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인근 영화 촬영 주요 로케이션을 발굴·연계해 빠삐용 Zip 일대를 문화콘텐츠 거점으로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사업단은 장흥군과 협력, 다양한 부대 콘텐츠와 문화기획 관련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일례로 교정시설 내에서 작물을 수확하는 ‘마음은 콩밭’은 회색빛 교정시설을 녹음으로 물들이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이에 앞서 자유 가치를 담은 나비 형상의 제작물을 만드는 ‘거대인형 나비 제작단’, 마을을 돌아다니며 변사극을 펼치는 ‘빠삐용 유랑단’을 구성 마을 순회 상영회를 펼친 바 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