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의 비범함·유비무환의 정신을 담다
2025년 01월 10일(금) 00:00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충무공 이순신, 조성도 지음
국내 안팎으로 어지러운 시국이다.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국론 분열과 불안한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마치 자욱한 안개가 드리워진 것 같은 시계 제로의 형국이다.

또한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어떤 이들은 자칫 IMF와 같은 경제위기가 되풀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리더십’이다.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리더십이 아닌 어려운 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혜안과 비전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우리 역사에서 나라를 위한 지략과 개혁, 투철한 책임감을 지녔던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충무공 이순신을 빼놓을 수 없다. 이순신이 남긴 빛나는 전공과 교훈은 시대를 초월해 여전한 가르침으로 다가온다. 한마디로 이순신의 삶은 그 자체로 가르침이었다. 세대를 넘어 많은 이들이 충무공을 존경하고 흠모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순신 연구자로 칭송을 받아왔던 고(故) 조성도 교수의 ‘충무공 이순신’이 발간됐다. 해군사관학교 교수 겸 박물관장을 역임한 저자는 ‘충무공 독본’, ‘난중일기’(편역) 등 이순신 관련 책을 펴낸 바 있다. 생전의 그는 ‘노산 이은상을 잇는 이순신 연구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순신이 적의 총탄에 부상을 당했던 해전을 그린 ‘사천해전도’ <출처 한산도 제승당>
새롭게 개정증보판으로 나온 이번 저서는 (사)서울여해재단이 조 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재출간했다. 이순신 연구에 큰 획을 그은 저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취지였다.

윤동한 재단 이사장은 “이번 개정증보판은 고인의 집필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그 정신을 이어받되, 그동안 새롭게 밝혀진 연구내용을 반영했고 어휘나 단어 구사도 현대어에 맞게 보완했다”고 했다.

편집 과정에서 일러스트를 새로 그리거나 추가했다. 또한 도표, 사진도 교체해 지금의 감각에 맞게 체계를 적용했다. 특히 도표에서 행적도와 전적도 등은 이순신 일기 초고, 장계 초고를 토대로 작성했다. 한문 부문은 한글을 전용했지만 뜻을 파악하는데 어려운 부분은 괄호에 한자를 삽입했다.

책은 ‘탄생과 수양’부터 ‘마지막 노량해전’까지 모두 11장으로 구성돼 있다. 최초의 관직 생활, 전라 좌수사 발령, 거북선의 모습, 빛나는 한산대첩, 통제사 임명, 백의종군, 통제사 재임명, 고금도와 조선 수군, 노량해전과 장렬한 전사 등 충무공의 일대기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책에는 이순신의 비범함, 유비무환의 정신 등도 담고 있다. 특히 본성이 강직했던 그가 무과에 합격한 이후 스스로 지켜야 할 태도를 분명히 다짐했던 부분은 오늘의 우리에게 깨달음을 준다. 분수를 지키고 공명정대를 생활신조로 삼고자 했던 정신은 본받을 만하다.

조선 수군의 첫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을 앞두고 하달한 명령은 준엄하면서도 감동적이다. 이순신은 군사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이렇게 말한다.

“가볍게 움직이지 말라. 침착하게 태산같이 무거운 행동을 취하라-勿令妄動 靜重如山(물령망동정중여산)” 조선 수군은 옥포해전 승리를 기화로 왜군을 물리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내용들도 있다. 아들 면이 왜군의 칼날에 장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어찌하여 이다지도 어질지 아니하신가”라고 탄식하는 마음을 일기에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조 교수는 머리말에서 “그러므로 급박한 오늘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그분에 대하여 막연하게 공경하고 우러러보는 마음을 갖기에 앞서, 왜 그 분을 추앙해야 하는지, 그 까닭을 똑바로 체득하여 우리 스스로 실생활의 행동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가디언·2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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