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 제인 구달 지음, 이민아 옮김
2025년 01월 10일(금) 00:00
‘제인 구달’은 침팬치와 동고동락하며 생물학적 특성을 연구한 영국의 동물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침팬치 행동연구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며, 1960년 아프리카 보호구역(곰베)에서 10여년 간 야생 침팬치에 대한 획기적 사실들을 발견해 냈다.

구달 박사로 인해 현대사회에는 동물권이나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대두됐으며, 침팬치에 대한 권리나 DNA 실증 연구가 진척됐다.

구달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창문 너머로’가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저자는 인간의 집에서 자란 침팬치 루시(1964~1987)가 찬장에서 유리잔을 꺼내 진토닉을 만들던 장면, TV를 켜서 채널을 돌렸던 모습 등을 술회한다.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라는 침팬치가 식물 줄기를 다듬어 흙에 찔러넣은 뒤 개미를 낚시하는 내용도 흥미롭다. 이는 인간만이 도구를 활용하는 유일한 영장류라는 편협한 생각을 깼던 사건이다.

책에는 어린 수컷 침팬치 ‘고블린’이 17년 세월 동안 무리에서 우두머리로 자리잡는 과정도 실렸다. 무리 안에서 함께 생활하며 발견한 야생 동물들의 습성은 문헌이나 사료로는 추적할 수 없는 생생한 ‘증언’으로 읽힌다.

“침팬지에 대한 이해가 다른 비인간 동물 종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이어지기를, 우리가 지구를 나누어 쓰고 있는 다른 종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태도를 갖게 되기를 희망하자.”

저자는 침팬치의 생존 투쟁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1960년대에는 탄자니아에 1만여 마리가 존재했지만, 1990년 무렵에는 개체수가 2500마리로 감소한 현실을 예로 든다. 나아가 후천성면역결핍증과 같은 질병연구의 실험용으로 희생됐던 현실을 통해 인간이 침팬치 생태계에 미친 악영향을 강조한다. <사이언스북스·3만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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