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 붉은 마당을 맨발로 - 한혜영 지음
2025년 01월 10일(금) 00:00 가가
한혜영 시인은 지난 1990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올해로 36년째를 맞았다. 1994년 ‘현대시학’(11월호)에 시가 추천됐으며 19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1989년에는 ‘아동문학연구’에 동시조로 등단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동주해외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우리말로 시를 쓰는 시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제인 동주해외작가상은 모국어를 사랑하고 윤동주 시를 흠모하는 해외 시인들에게는 수상하고 싶은 상이다.
한혜영 시인이 최근 시집 ‘맨드라미 붉은 마당을 맨발로’를 펴냈다.
제2회 선경작가 수상집으로 발간된 시집은 제목부터 동화적이면서도 은유적이다. 시인이 추구하는 시 세계가 어떠한지 그려볼 수 있다.
권온 평론가는 “뛰어난 관찰력, 유창한 은유와 비유의 구사, 낯설고 신선한 상상력, 정확한 언어 사용”은 그의 작품 세계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라고 평한다.
“나는 어디에서 온 빗방울입니까/ 나뭇잎 발코니/ 허공이 조금은 막막하여/ 주저앉아/ 울었던 기억이 나는 듯도 합니다만,/ 어쩌자고 아직도/ 마르지 않고 태양을 견딘답니까/ 스스로를 깨트릴 수 없는/ 물방울을 위해/ 당신께서는 손가락을 빌려주십시오/ 닿는 순간 한 채의/ 눈물 누옥에 갇혀 있던 날개가/ 폐허를 털고/ 날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위 ‘부탁’이라는 시는 시인의 시적 세계가 잘 형상화된 작품이다.
한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가시덤불 숲에는 해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며 “늙은 사슴은 길을 잃고 또 잃어버릴 뿐이었다”고 전했다. <상상인·1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한혜영 시인이 최근 시집 ‘맨드라미 붉은 마당을 맨발로’를 펴냈다.
제2회 선경작가 수상집으로 발간된 시집은 제목부터 동화적이면서도 은유적이다. 시인이 추구하는 시 세계가 어떠한지 그려볼 수 있다.
“나는 어디에서 온 빗방울입니까/ 나뭇잎 발코니/ 허공이 조금은 막막하여/ 주저앉아/ 울었던 기억이 나는 듯도 합니다만,/ 어쩌자고 아직도/ 마르지 않고 태양을 견딘답니까/ 스스로를 깨트릴 수 없는/ 물방울을 위해/ 당신께서는 손가락을 빌려주십시오/ 닿는 순간 한 채의/ 눈물 누옥에 갇혀 있던 날개가/ 폐허를 털고/ 날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한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가시덤불 숲에는 해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며 “늙은 사슴은 길을 잃고 또 잃어버릴 뿐이었다”고 전했다. <상상인·1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