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테크] 촌각에 생명 살리는 기적 … ‘자동심장충격기’ 최강자
2025년 01월 01일(수) 19:45
위급 상황 발생시 심장 리듬 복구
광주과기원 공동 개발 특허 30건
전국에 영업점…4만5000대 공급
유럽 등 세계서도 기술력 인증

최무진 나눔테크 대표이사

#. 지난해 3월 순천의 한 보건지소에서 건강검진을 기다리던 70대 노인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의식을 잃은 노인은 희미하게 호흡을 하게 있었는데, 몸 안에 산소공급이 안 될때 나타나는 ‘청색증’ 증상을 보였고 심장질환이 의심됐다. 노인을 발견한 보건지소 관계자들은 소방서에 신고한 뒤 보건지서 내부에 설치된 심장자동충격기를 사용해 전기 충격을 가했다. 몇차례에 걸쳐 심장에 전기 충격을 가한 끝에 노인은 의식을 회복했고, 엠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 지난해 11월 전북의 한 국립공원에서 산행 중이던 60대 남성이 의식을 잃었다. 남성의 일행들은 주변 등산객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때 한 등산객이 나타나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케이블 정류장에 설치된 심장자동충격기를 활용해 쓰러진 남성은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남성이 쓰러진 곳은 해발 약 800m로 응급처치가 없었다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등산객과 심장자동충격기가 있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 밖에서 발생한 급성심장정지는 모두 3만3586건, 비정상적인 호흡 및 부정맥을 포함하면 하루 평균 수백건이 발생하고 있다. 심정지는 응급처치, 즉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빠른 시간안에 인공호흡 또는 심장자동충격기를 사용해 심장을 다시 뛰게 해야, 생명을 잃는 경우나 장애 후유증을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심장자동충격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 중요성에 걸 맞게 최근 법률개정으로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관광지나 관광단지 관리사무소와 안내시설’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3월과 11월 각각 순천과 전북에서 일어난 심정지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킨건 심장자동충격기였는데, 모두 ㈜나눔테크 제품이다. ㈜나눔테크(광주시 북구 첨단벤처소로)는 지역의 대표 강소기업으로, 지난 2005년 8월 설립됐다. 심장자동충격기의 필요성이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눔테크는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심장자동충격기는 응급환자 발생 시 환자의 심전도 파형을 분석하고 심정지 여부를 판단해 전기충격을 통해 심장 리듬을 복구시키는 응급의료기기다. 과거에는 병원에서만 사용 가능한 전문의료기기였지만 어느새 법률 강화 등 이유로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나눔테크 ‘자동심장충격기’
나눔테크는 타 제품 대비 월등한 성능과 유지보수 서비스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나눔테크 심장제세동기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원천 기술 등 높은 기술력과 연구인력 등의 지원을 받아 공동개발을 통해 3년의 시간을 소요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제품 관련 30여건이 넘는 특허와 함께 전국 각 광역시·도별 하부 조직을 포함해 약 100여 곳의 영업점을 구축했다. 나눔테크는 지금까지 전국 학교, 공공기관, 기업 등에 심장자동충격기 4만5000여대를 공급했다. 국내 심장자동충격기 생산 기업 중 가장 많은 양이다.

지난해는 글로벌 강소기업에 지정돼 4년간 중기부, 지자체, 민간 금융 기관이 제공하는 맞춤형 묶음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통한 심장제세동기를 개발·특허 신청을 앞두고 있다.

나눔테크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의료기기 전시회에 참가해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기술력을 선보였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나눔테크는 KGMP, KFDA, CE, ISO13485, SFDA, Anvisa 등 다양한 국내외 인증서 획득했고, 유럽인증 MDR을 갱신 중에 있다.

현재 국내 심장자동충격기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나눔테크의 성공 배경에는 창업자 최무진 대표의 ‘선구안’이 있었다. 과거 의료기기 업계에 종사자였던 최 대표는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나눔테크를 세웠다.

창업 초기 골다공증 검사기기를 주력으로 제조·판매하다 새로운 아이템을 찾던 중 심장제세동기를 제조를 마음먹었다. 골다공증 검사기기는 전문의료기기여서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발 빠른 대처였다.

나눔테크는 기존 골다공증 제조에 주력하던 때와 비교해 심장자동충격기를 제조하면서 매출이 500% 이상 증가했고 직원수도 10명에서 62명까지 늘어났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다는 생각보다는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진정성이 제품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최 대표의 다음 목표는 응급의료제품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이다. 그의 시선은 일본과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으로 향해있다. 수년 안에 50여 개국에 수출이 목표다.

뿐만 아니라 AI 시대를 겨냥해, AI 기반 알고리즘을 통한 심장제세동기를 개발·특허 신청또한 앞두고 있으며 거북목 등 목 관련 질병 증가를 염두해 경추 마사지기로도 사업 범위를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최 대표는 생명존중과 사회적 책임 완수를 기업 운영 가치로 둔만큼 다양한 사회공헐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아동복지기금, 심장재단 연계 청년 심장수술 지원, 교육기관 발전기금 기탁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나눔테크는 ‘나눔명문기업’에도 가입했다.

최무진 대표는 “촌각을 다투는 위급환자를 살릴 수 있는 명품 응급의료제품을 개발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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