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탄핵현장] 윤 대통령 탄핵 사실상 부결에 성난 민심의 불길 타올라
2024년 12월 07일(토) 19:45

민주당 관계자 등이 7일 김건희 특검법 표결 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서울 특별취재팀=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였던 시민들이 울분을 쏟아냈다.

일부 시민은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몰려가 규탄시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7일 국민의힘이 탄핵 소추안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함에 따라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구 갑) 등 3명 의원을 제외하고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본회장을 떠남에 따라 소추안 표결이 불성립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국회 앞에 운집한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이 불성립될 가능성이 커지자 할 말을 잃고 탄식을 쏟아냈다.

민주당 관계자 등이 7일 김건희 특검법 표결 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서울 특별취재팀=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치던 한 남성은 “이게 말이 되냐. 다 제정신이 아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황망하다는 듯 눈물을 글썽이는 이들도 있었다.

아내와 함께 국회 앞 시위현장을 찾았다는 김기웅(57)씨는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며 “국민이 아니라 당의 안위를 우선한 국민의힘은 결국 윤석열과 함께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결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을 들은 일부 시민은 귀가했지만 수십만명은 여전히 국회 앞에 남아 “윤석열 탄핵”을 목놓아 외쳤다.

언론을 통해 이날 자정까지 탄핵 소추안 표결이 이어질 것이라는 뉴스를 접한 시민들은 다시 국회 앞 시위현장에 복귀해 탄핵을 연호했다.

시민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가 불성립될 가능성이 커지자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서울 특별취재팀=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한 시민은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내란 공범 국민의힘 해체하라”고 고함쳤다. 또 다른 시민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될때까지 당사 앞에서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당사에서 시위현장을 살피는 일부 직원도 시민들의 호통을 들어야 했다. 시민들은 “나와서 사과해!”, “한동훈 나오라고 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다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진아(여·22·인천시)씨는 이날 학교 선후배 사이인 김수진(여·24·경기 평택), 김지우(여·21·청주시), 김채은(여·24·대구시)씨와 시위현장을 찾았다.

전씨는 “계엄령이 떨어졌을 때 졸업작품을 끝내고 놀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계엄령 여파로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만 있었다”면서 “탄핵이 가결될 때까지 나와서 시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을 대표해 국회 앞에 왔다는 이동현(여·42·경기 안양시)씨는 “계엄령이 선포됐을 당시 놀란 남편이 깨워 밤새 한숨도 못잤다”면서 “탄핵으로 끝날 일이 아니고 수사를 통해 윤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 동료와 여의도공원을 찾은 김영주(47·서울 중랑구)씨는 “이번주 수요일부터 매일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면서 “탄핵이 부결이 됐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간절함은 반드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특별취재팀=김다인 기자 kdi@·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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