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개벽사상의 세계화 가능성을 논한다, 세계적 K 사상을 위하여
2024년 12월 06일(금) 00:00 가가
백낙청 외 지음
신간 ‘세계적 K사상을 위하여’는 지난 2월 출간된 ‘개벽사상과 종교공부’의 후속 작이다. 전작에 이어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종교학자(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 유학연구자(백민정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 원불교 교무(전도연 원불교대학원대 총장), 만화가(이보현), 기자(한겨레 고명섭) 등 5명과 좌담을 하며 K사상을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2023년 한 해 동안 유튜브 ‘백낙청 TV’에서 살펴본 동학과 천도교, 증산도, 원불교 같은 한반도 고유의 후천개벽사상과 운동 등 K사상 관련 대담을 묶었다.
‘K사상’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한반도에서 나타난 우리의 독창적인 종교이자 사상’인 동학·천도교, 증산교, 원불교 등을 의미한다.
백 교수는 서문에서 “한반도를 발신처로 하되 세계인의 주목을 받아 마땅하다는 의미의 ‘K사상’은 여타 한류 현상과 달리 한국 내에서조차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세계적 K사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세계적 K사상’이라 한 것은, 비록 대중문화에서처럼 현실적인 ‘세계화’가 이미 이루어진 건 아니더라도 이 땅이 산출한 독특한 사상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인 동시에, 아직도 우리가 알아보고 가려내며 진전시켜야 할 과제라는 인식을 담은 것이다.”
신간은 1장 ‘세계종교에 담겨있는 개벽사상’과 2장 ‘물질개벽시대, 유교의 현대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3장 ‘K사상의 세계화를 모색하는 원불교’, 4장 ‘인간해방의 논리와 개벽사상’, 보론 ‘하이데거와 후천개벽사상의 만남’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 백 교수와 오강남 교수는 ‘종교 내적 대화’ 등을 통해 개벽사상의 세계성과 보편성을 포괄적으로 살펴본다. 유학을 공부하는 백민정 교수는 2장에서 “동학이나 원불교 등 여러 흐름으로 이어지는 그런 개벽사상의 정신을 근본적으로 숙고해야 오래된 유학 전통도 유교적 현대성의 맥락에서 이 시대의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개벽사상으로 유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힌다.
3장에서 전도연 총장은 ‘대종경’에 기록된 소태산 대종사의 “장차 불교가 세계적 주교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중심으로 원불교의 세계화 노력을 들려준다. 4장은 백 교수의 저서 ‘인간해방의 논리를 찾아서’(1979년)와 개벽사상의 연결점을 찾으며, 보론은 D.H 로런스와 마르틴 하이데거 철학과 김수영의 시, 후천개벽사상 등에 대해 살핀다.
활자로 전달되는 종교학자 등 석학들의 대담은 심오하고 난해하다. 그렇지만 실제 대담을 듣는 듯 한 현장감을 갖고 탐독하는 독자들은 되새김질 속에서 근대기 한반도에서 태동한 후천개벽, K사상을 화두로 삼아 더욱 깊이 있게 빠져들 수 있을 듯하다. 저자는 ‘우리 시대의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일종의 국민교양서’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창비·2만5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K사상’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한반도에서 나타난 우리의 독창적인 종교이자 사상’인 동학·천도교, 증산교, 원불교 등을 의미한다.
백 교수는 서문에서 “한반도를 발신처로 하되 세계인의 주목을 받아 마땅하다는 의미의 ‘K사상’은 여타 한류 현상과 달리 한국 내에서조차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세계적 K사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장에서 백 교수와 오강남 교수는 ‘종교 내적 대화’ 등을 통해 개벽사상의 세계성과 보편성을 포괄적으로 살펴본다. 유학을 공부하는 백민정 교수는 2장에서 “동학이나 원불교 등 여러 흐름으로 이어지는 그런 개벽사상의 정신을 근본적으로 숙고해야 오래된 유학 전통도 유교적 현대성의 맥락에서 이 시대의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개벽사상으로 유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힌다.
3장에서 전도연 총장은 ‘대종경’에 기록된 소태산 대종사의 “장차 불교가 세계적 주교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중심으로 원불교의 세계화 노력을 들려준다. 4장은 백 교수의 저서 ‘인간해방의 논리를 찾아서’(1979년)와 개벽사상의 연결점을 찾으며, 보론은 D.H 로런스와 마르틴 하이데거 철학과 김수영의 시, 후천개벽사상 등에 대해 살핀다.
활자로 전달되는 종교학자 등 석학들의 대담은 심오하고 난해하다. 그렇지만 실제 대담을 듣는 듯 한 현장감을 갖고 탐독하는 독자들은 되새김질 속에서 근대기 한반도에서 태동한 후천개벽, K사상을 화두로 삼아 더욱 깊이 있게 빠져들 수 있을 듯하다. 저자는 ‘우리 시대의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일종의 국민교양서’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창비·2만5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