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꽃이 전하는 향기와 아름다움, 깊은 사유의 세계
2024년 12월 05일(목) 17:50 가가
이경은 시인 시집 ‘꽃들에게 길을 묻다’ 펴내
시인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소재가 있다. ‘꽃’은 시인뿐 아니라 다른 장르 예술가들도 애호하는 모티브 중 하나다.
생명을 상징하는 꽃은 특유의 향기와 아름다움을 발한다. 꽃이 떨어진 후 열매가 맺히는 섭리는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사유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꽃은 존재 의미, 관계의 방식 등을 드러내는 기제로 환기된다. 김춘수 시인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꽃’이라는 시는 존재와 관계의 의미를 탐색한 명작이다.
꽃, 일상을 모티브로 시집을 엮어낸 시인이 있어 화제다.
이경은 시인이 ‘꽃들에게 길을 묻다’(시와사람)를 펴냈다. 시와사람시학회 시목 부회장이자 국제PEN클럽 회원으로도 활동 중인 시인은 이번 작품집에서 꽃을 초점화한다.
수록된 작품은 달맞이꽃, 들국화, 배롱나무꽃, 진달래, 튤립꽃, 민들레꽃, 패랭이꽃, 해당화, 벼꽃, 감자꽃 등 다채로운 꽃을 이미지화했다. 가만히 꽃들을 호명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
시인은 “세상의 모든 꽃들이 나의 문학적, 학문적 은밀한 은유를 들어 주었다”며 “나의 시가 깊고 긴 호흡과 찰진 맛을 우려내는 근육으로 성장하길 지지해 주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꽃들에게 길을 물어 이정표를 찾아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사회적 부조리에 저항하는 힘이 되어주지 못해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꽃이라는 대상을 바라보는 서정적 심상과 서사적 에피소드가 결합돼 보는 맛, 읽는 맛을 준다.
“한 숨 먹고 피는 꽃/ 한 숨 토해 내는 꽃/ 열 달씩 감자를 키우고도 황토밭은/ 보릿고개로 출렁 거린다/ 유월 뙤약볕에 그을려도 하연꽃/ 향기 내지 않는 꽃/ 배고픈 사람 내치지 않은/ 한해는 모아다가 피우고/ 한해는 끌어다가 키우는/ 감자꽃이 피어야/ 굴뚝에 연기가 피어 오르는 꽃”
위 시 ‘뒤돌아 보아야 피는-감자꽃’은 의미와 상징, 이야기와 이미지 등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오뉴월 피어나는 감자꽃은 옛 사람들에게는 배고픔을 환기한다. “뙤약볕에 그을려도” 하얗고 향기도 내지 않는 꽃은 순정한 농부와 민초들을 닮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근기와 고절의 향을 피워내는 ‘감자꽃 같은 이들’이 그리운 시대다.
강경호 시인은 해설에서 “꽃을 소재로 한 시편이 많은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 특유의 상상력을 통해 시적 감각과 메시지를 드러낸다”고 평한다.
한편 이 시인은 시집 ‘둥근 초록을 쓰다’, ‘시 소리꽃으로 피다’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생명을 상징하는 꽃은 특유의 향기와 아름다움을 발한다. 꽃이 떨어진 후 열매가 맺히는 섭리는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사유를 제공하기도 한다.
꽃, 일상을 모티브로 시집을 엮어낸 시인이 있어 화제다.
이경은 시인이 ‘꽃들에게 길을 묻다’(시와사람)를 펴냈다. 시와사람시학회 시목 부회장이자 국제PEN클럽 회원으로도 활동 중인 시인은 이번 작품집에서 꽃을 초점화한다.
시인은 “세상의 모든 꽃들이 나의 문학적, 학문적 은밀한 은유를 들어 주었다”며 “나의 시가 깊고 긴 호흡과 찰진 맛을 우려내는 근육으로 성장하길 지지해 주었다”고 전했다.
작품은 꽃이라는 대상을 바라보는 서정적 심상과 서사적 에피소드가 결합돼 보는 맛, 읽는 맛을 준다.
“한 숨 먹고 피는 꽃/ 한 숨 토해 내는 꽃/ 열 달씩 감자를 키우고도 황토밭은/ 보릿고개로 출렁 거린다/ 유월 뙤약볕에 그을려도 하연꽃/ 향기 내지 않는 꽃/ 배고픈 사람 내치지 않은/ 한해는 모아다가 피우고/ 한해는 끌어다가 키우는/ 감자꽃이 피어야/ 굴뚝에 연기가 피어 오르는 꽃”
위 시 ‘뒤돌아 보아야 피는-감자꽃’은 의미와 상징, 이야기와 이미지 등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오뉴월 피어나는 감자꽃은 옛 사람들에게는 배고픔을 환기한다. “뙤약볕에 그을려도” 하얗고 향기도 내지 않는 꽃은 순정한 농부와 민초들을 닮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근기와 고절의 향을 피워내는 ‘감자꽃 같은 이들’이 그리운 시대다.
강경호 시인은 해설에서 “꽃을 소재로 한 시편이 많은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 특유의 상상력을 통해 시적 감각과 메시지를 드러낸다”고 평한다.
한편 이 시인은 시집 ‘둥근 초록을 쓰다’, ‘시 소리꽃으로 피다’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