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교보문고 도서 판매 순위] 올 출판계 ‘한강 효과’…소설 돌풍
2024년 12월 03일(화) 21:00
‘소년이 온다’ 종합베스트셀러 1위
‘채식주의자’ 등 10위권 내 5종 올라
소설 35.7%, 시·에세이 17.1% 신장
스타 작가들 출간…고전 문학 역주행
올해 문학 출판계 최고 뉴스는 단연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었다. ‘한강 효과’, ‘한강 열풍’으로 불릴 만큼 한강의 책들은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소년이 온다’는 고증을 바탕으로 80년 당시 참혹하게 짓밟혔던 항쟁 과정, 살아남은 자들의 상처와 고통을 섬세한 문체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가의 시선은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의 광주와 그 이후의 시간에 닿아 있다. 국가의 부조리한 폭력에 맞서 시위현장으로 나서야 했던 ‘깨끗하고도 무서운 양심’을 시적인 문체로 풀어냈다.

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러 1위는 ‘소년이 온다’가 차지했다.

예스24와 교보문고가 발표한 ‘올해 도서판매 및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소년이 온다’는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특히 한강의 책들은 베스트셀러 10위 이내에 모두 5종이 오를 만큼 한강 신드롬을 과시하고 있다.

예스24는 한강의 책은 수상 이후 전년 동기 대비(10월 10일~11월 30일) 약 100배 판매가 급증했으며 그 가운데 ‘소년이 온다’는 7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10위 안에 든 작품은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흰’,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다.

교보문고가 분석한 자료에도 ‘한강 효과’가 나타나 있다. ‘소년이 온다’는 10월 10일 노벨상 수상 이후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임에도 판매량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0년간(2015년~2024년) 종합 1위를 차지, 직전까지 가장 많은 판매를 보였던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2015년 1위) 판매량을 넘어섰다.

또한 한강에게 맨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을 안겼던 ‘채식주의자’도 8년 만에 1위를 탈환해 화제가 됐다. 마찬가지로 소설 5 종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0위권에 포함됐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전후로 50대 이상 독자층에서 구매가 많이 늘었다. 노벨상 수상 한강 작품은 20대가 가장 많이 구매했지만(35.5%), 수상 이후에는 50대 이상이 15,3%에서 27.3%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무엇보다 ‘한강 효과’로 소설 분야가 전년 대비 35.7% 신장했다. 시/에세이 분야는 3년간 역신장에서 17.1%로 판매량이 확대됐으며 청소년 문학도 판매가 12.6%나 올랐다.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세계적 관심을 받은 도서들도 주목을 받았다. 예스24는 올해 러시아 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은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 역시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도 각각 36배, 95배 판매가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스타 작가들의 장편소설도 출간돼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불편한 편의점’으로 사랑을 받았던 김호연 소설가는 ‘나의 돈키호테’로 독자들을 찾아왔으며 여름에는 정유정 소설가의 ‘영원한 천국’, 김애란 소설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각각 발간돼 독자들로부터 받았다.

올해는 고전 문학이 역주행 하기도 했다. 1998년 나온 양귀자의 장편 ‘모순’은 전년 동기 대비 140,7% 판매가 급증했다. SNS에서 감명 깊은 글귀를 공유하는 문화가 독서가들 사이 공유되면서 나타나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이밖에 ‘힙불교’ 열풍의 ‘싯다르타’를 비롯해 ‘데미안’, ‘인간실격’ 등 고전이 독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으며 역주행 신화를 쓰기도 했다.

한편 교보문고 관계자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 이후 ‘한강 효과’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출판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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