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가 트럼프에게 선물한 전통 술잔 ‘퀘이크’ 의미는?
2024년 11월 23일(토) 16:00 가가
위스키디아 - 김지호 지음
지난 2017년 1월 미·영 정상회담 당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양옆에 두 개의 손잡이가 달린 영국 전통 술잔을 선물한다. ‘퀘이크’(Quaich·스코틀랜드 게일어로 컵을 의미) 라고 불리는 술잔은 중세부터 사랑, 우정, 평화의 상징이었다. 총리는 트럼프에게 ‘단순히 컵이 아닌 스코틀랜드의 오랜 전통과 유산’을 선물한 것이었다.
국내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하이볼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자연이 빚어낸 술’이라고 표현하는 위스키의 역사와 문화를 심도 깊게 다룬 책이 출간됐다. 저자인 김지호 조선일보 기자는 신간 ‘위스키디아’ 프롤로그에서 “위스키의 기초 지식부터 역사, 문화, 브랜드 이야기 그리고 최신 흐름까지 최대한 쉽게 풀어내고자 했다”고 밝힌다.
저자는 크게 4개 파트로 나눠 스카치위스키 라벨 읽는 법과 위스키 분류법, 위스키 음용법, 도수의 또 다른 표현방식인 ‘프루프’(Proof)를 비롯해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일본, 대만 등지 위스키 증류소에서 빚어내는 다양한 위스키 제품에 이르기까지 위스키의 모든 것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위스키의 제조과정과 역사, 문화에 배어 들며 수 백년 전통을 잇고 있는 증류소에서 출시한 다양한 위스키에 관한 궁금증을 풀게된다.
곡물과 물, 효모로만 제조하는 위스키. 곡물을 발효시켜 증류한 뒤 오크 통에 넣어 숙성시키는 위스키는 증류소 마다 고유의 풍미를 발산한다. 숙성 과정에서 자연 증발하는 술을 ‘천사들의 몫’(Angle’s Share)이라고 한다. 저자는 1초에 8병씩 팔린다는 ‘조니 워커’와 피트(Peat·泥炭) 특유 풍미가 있는 ‘라프로익’, 박정희 대통령 서거 현장인 궁정동 안가 술상에 올려졌던 ‘시바스 리갈’, 아일랜드인의 소주로 불리는 ‘제임슨’, 도리이 신지로와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손에서 탄생한 일본 위스키, 대만 살충제 회사가 설립한 카발란 증류소 등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바닥에 있는 보리를 뒤집어주는 ‘몰트 맨(Malt Man)’과 어깨가 원숭이처럼 굽는 직업병인 ‘몽키 숄더’(Monkey Shoulder), 오크 통을 굽는 ‘쿠퍼’(Cooper)와 ‘굴림’ 통과의례 이야기는 새롭고 흥미롭다.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하이볼 역시 영국 ‘스카치 앤 소다’에서 유래해 미국을 거쳐 일본에서 꽃을 피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위스키의 성지’로 불리는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에 자리한 증류소를 직접 찾아가고, 빌리 워커와 베리 맥애퍼 등 유명 마스터 블렌더와 단독 인터뷰를 하는 저자의 열정이 빛난다. <비타북스·2만2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무엇보다 ‘위스키의 성지’로 불리는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에 자리한 증류소를 직접 찾아가고, 빌리 워커와 베리 맥애퍼 등 유명 마스터 블렌더와 단독 인터뷰를 하는 저자의 열정이 빛난다. <비타북스·2만2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