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제이홉 오늘 있게 한 ‘광주 춤 스승들’
2024년 11월 21일(목) 19:05 가가
2006년 창단 로컬 힙합크루 ‘뉴런’
중학시절 함께 연습하며 꿈 키워
올해 초 티빙 제이홉 다큐 출연도
안무부터 프로듀싱까지 다양한 활동
중학시절 함께 연습하며 꿈 키워
올해 초 티빙 제이홉 다큐 출연도
안무부터 프로듀싱까지 다양한 활동


BTS 제이홉이 몸 담았던 ‘뉴런 크루’ 멤버들. 왼쪽 위부터 활동명 DAEK2(고대기), MISHKA(조민식), dxng WXX(김동우), AD.BOMB(윤한석), DHTK(윤승윤·아랫줄 왼쪽부터) 및 Gamell(박성우).
“사정이 여의찮아 더는 춤 수업을 듣기 어렵다던 중학생 호석이(제이홉·본명 정호석)에게 ‘우리 댄스 크루에 들어오라’ 제안했던 것이 인연이 됐어요. 당시 크루 입단을 위해 3개월간 철야 연습을 시켰던 일, 함께 MT를 떠났던 추억들이 아직도 생생하죠. 어느덧 호석이는 춤과 음악으로 전 세계를 누비면서 저희에게 건강한 자극이 되고 있네요.”
지난달 전역 직후 미국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며 글로벌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메인 댄서 제이홉(j-hope). 광주 출신인 그에게는 잊지 못할 춤 ‘선생님’이 있다.
데뷔 이전부터 스트릿댄스와 ‘춤 문화’ 자체를 배웠던 댄스 크루(Crew), 바로 2006년 지역에서 창단한 ‘뉴런’(대표 김동우)이다.
지난 18일 밤 11시 뉴런 크루 연습실(충장로 67, 4층)을 찾았다. 늦은 시간이지만 정기 회의 및 연습을 위해 모인 이들의 표정에서 지친 기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뉴런은 광주 출신 김동우(43·활동명 dxngWXX) 대표를 필두로 윤한석(42·AD.BOMB), 조민식(42·MISHKA), 고대기(36·DAEK2) 등이 함께해 온 로컬 힙합크루다. 각각 힙합, 코레오그래피(안무), 팝핀 등이 주 장르일 만큼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여기에 비트 메이킹과 음악 프로덕션을 맡은 윤승윤(29·DHTK)과 박성우(30·Gamell·보컬)가 합류하며 자체적인 프로듀싱 역량까지 갖췄다.
이들은 동네에서 이름깨나 알렸던 ‘춤 좀 추는 형들’이 모여 ‘춤으로 연대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다 자연스럽게 팀을 형성했다.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크루는 물론 GO실용예술아카데미를 함께 운영하면서 프로미스나인 송하영, 골든차일드 배승민, 밴디트 승은 등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호석이를 처음 만난 건 선생님과 수강생 사이였다”며 “춤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법한 시기에 그 빛나는 재능이 아까워서 함께 하기를 권했었다”고 했다.
이후 제이홉은 뉴런 입단을 위해 혹독한 과정을 거쳤다. 3개월간 저녁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이어지는 야간 연습은 일종의 ‘수습 기간’이었으나 함께했던 크루원들은 “호석이가 춤에 대한 갈망 하나로 이 과정을 잘 버틴 것 같다”고 회상했다.
DAEK2는 “‘막둥이’였던 호석이와 함께 MT 갔던 기억도 떠오른다”며 “당시 형들이 주니어 크루원들에게 장난도 많이 쳤는데, 호석이는 너무 어리기도 하고 싹싹해서 그런지 잘 적응했다”고 했다.
늘 잘 웃고 긍정적이었던 터라 제이홉은 뉴런 활동 당시 ‘스마일 호야(Smile Hoya)’라는 예명을 썼다고 한다. 2013년 BTS 데뷔 당시에도 ‘호야’라는 활동명을 염두에 두었지만 최종적으로 ‘제이홉’이 낙점됐다는 후문.
이들은 올해 초 티빙에서 공개된 다큐 ‘HOPE ON THE STREET’에 출연하기도 했다. 제이홉의 춤 여정을 따라가는 이 작품은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타이틀곡 ‘뉴런(NEURON·with 개코, 윤미래)’과 연결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제이홉이 앨범명을 ‘뉴런’으로 지은 뒤 “뉴런 크루는 나의 음악적 뿌리”라고 공언했을 만큼, 크루 활동의 소회가 남다른 것으로 보인다.
뉴런 크루는 촬영 당시 오랜만에 합을 맞추고, 광주비엔날레 일원에서 뒤풀이까지 하며 회포를 풀었다고 한다. 이후 BTS팬들과 함께 모여 ‘홉온스 아미파티(팬모임)’도 진행했다.
“호석이가 자신의 길에서 상당히 큰 성공을 이뤄냈음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춤과 광주의 추억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은, 스타를 꿈꾸는 모두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처음 팀을 결성했던 2000년대 초반에는 광주, 전남에 춤은 물론 ‘춤 문화’라는 것 자체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다”며 “이제는 호석이처럼 지역에서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나왔으니 많은 ‘춤꾼’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들이 가르쳤던 학생 중 ‘호석이’ 같은 사례가 나온 것처럼, 현재 춤을 배우고 있는 학생 중에서도 언제든지 ‘제2의 제이홉’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이들은 연례 댄스 행사인 ‘The dancer’를 오는 12월 30일(시간 미정)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데뷔 이전부터 스트릿댄스와 ‘춤 문화’ 자체를 배웠던 댄스 크루(Crew), 바로 2006년 지역에서 창단한 ‘뉴런’(대표 김동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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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크루 활동 당시 제이홉(오른쪽)과 dxng WXX. <dxngWXX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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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크루가 처음으로 제이홉과 공연을 펼쳤던 광주비엔날레 야외무대. 제이홉은 오른쪽에서 세 번째. <DAEK2 제공> |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크루는 물론 GO실용예술아카데미를 함께 운영하면서 프로미스나인 송하영, 골든차일드 배승민, 밴디트 승은 등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호석이를 처음 만난 건 선생님과 수강생 사이였다”며 “춤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법한 시기에 그 빛나는 재능이 아까워서 함께 하기를 권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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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에서 다큐 ‘HOPE ON THE STREET’ 뒤풀이 당시 뉴런크루 MISHKA와 제이홉(위) |
DAEK2는 “‘막둥이’였던 호석이와 함께 MT 갔던 기억도 떠오른다”며 “당시 형들이 주니어 크루원들에게 장난도 많이 쳤는데, 호석이는 너무 어리기도 하고 싹싹해서 그런지 잘 적응했다”고 했다.
늘 잘 웃고 긍정적이었던 터라 제이홉은 뉴런 활동 당시 ‘스마일 호야(Smile Hoya)’라는 예명을 썼다고 한다. 2013년 BTS 데뷔 당시에도 ‘호야’라는 활동명을 염두에 두었지만 최종적으로 ‘제이홉’이 낙점됐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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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ON THE STREET’ 촬영 이후 진행한 제이홉 팬 미팅 행사 ‘홉온스 아미파티’ 모습. |
제이홉이 앨범명을 ‘뉴런’으로 지은 뒤 “뉴런 크루는 나의 음악적 뿌리”라고 공언했을 만큼, 크루 활동의 소회가 남다른 것으로 보인다.
뉴런 크루는 촬영 당시 오랜만에 합을 맞추고, 광주비엔날레 일원에서 뒤풀이까지 하며 회포를 풀었다고 한다. 이후 BTS팬들과 함께 모여 ‘홉온스 아미파티(팬모임)’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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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제이홉과 뉴런크루 멤버들이 티빙 다큐 ‘HOPE ON THE STREET’ 촬영 당시 함께 춤추는 모습. <뉴런크루 제공> |
김 대표는 “처음 팀을 결성했던 2000년대 초반에는 광주, 전남에 춤은 물론 ‘춤 문화’라는 것 자체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다”며 “이제는 호석이처럼 지역에서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나왔으니 많은 ‘춤꾼’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들이 가르쳤던 학생 중 ‘호석이’ 같은 사례가 나온 것처럼, 현재 춤을 배우고 있는 학생 중에서도 언제든지 ‘제2의 제이홉’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이들은 연례 댄스 행사인 ‘The dancer’를 오는 12월 30일(시간 미정)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