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조성 10년…이동권 열악한 ‘교통사막’ 여전
2024년 11월 12일(화) 21:05 가가
광주·나주 버스 중 혁신도시 경유 노선 13개 불과…공동혁신도시 무색
밤 11시 이후 대중교통·대리기사도 단절…별도요금 체계 개선 등 절실
밤 11시 이후 대중교통·대리기사도 단절…별도요금 체계 개선 등 절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가 밤 11시만 지나면 택시가 운행을 안 하고, 대리운전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야간 교통 서비스가 크게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성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대중교통 인프라 부족으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지체되고 있는 광주~나주 광역철도를 서둘러 설치하고 교통 서비스의 질 향상에 광주시와 전남도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빛가람혁신도시 주민 사이에서는 ‘자가용 없이 살기 힘든 도시’, ‘말뿐인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등의 자조섞인 말들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광주시와 나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와 나주가 운영하는 버스 가운데 빛가람혁신도시를 경유하는 노선은 13개로 확인됐다. 이 중 광주와 나주 구도심 등 지역 주민들이 주로 이용 가능한 노선은 7개에 불과하다.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버스 노선 자체가 적을 뿐만 아니라, 배차 간격이 길다.
나주시가 운영하는 버스 노선 가운데, 혁신도시에서 광주로 갈 수 있는 광역버스인 997번과 998번은 배차간격이 평균 45분, 나주 구도심으로 향하는 7000번, 7001번, 7002번 역시 배차간격이 40분에 달했다. 가장 배차간격이 짧은 161번은 35분이었다. 광주시가 운영하는 좌석02번 역시 25분 배차간격으로 일반 시내버스보다 대기시간이 길다.
또 혁신도시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제한적이다보니, 광주와 나주 구도심 등에 도착한 뒤에도 지하철 또는 다른 버스로 환승해야 하는데 대기시간도 길어지자 주민들은 수년째 버스 노선 확대 등 ‘이동권 강화’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나주시는 지난해 9월 ‘콜버스’ 운영을 도입해 혁신도시 내 주민 이동권 개선 등에 나섰지만, 콜버스가 혁신도시 내 버스 승강장 65개소로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 편의성은 증진됐어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버스 막차가 끊긴 밤 11시 이후 시간대에는 사실상 택시, 대리기사도 빛가람혁신도시 운행이 거의 단절되고 있다.
택시와 대리기사들은 “늦은 시간에 혁신도시로 들어가면 다음 콜을 잡고 광주 등으로 나오려면 운이 나쁜 경우 2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다보니 쉽사리 혁신도시 콜을 잡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이렇자 광주시는 지난 2020년부터 광주-나주빛가람혁신도시 택시 이용시 할증 30%를 추가하는 혁신도시 할증제 운영을 도입했다. 혁신도시 할증제는 앞서 지난 2015년 혁신도시 조성 초기에 도입했다가 주민들의 반발 등의 이유로 중단된 바 있다.
광주시는 ‘광주택시 편도요금 조견표’를 배포하고, 새로운 요금체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광주에서 빛가람혁신도시로 향하는 고객들은 택시 미터기 요금보다 적게는 5000원부터 많게는 1만원가량 더 지불하게 됐다.
광주시는 빛가람혁신도시 주민들의 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 개선을 통한 도시 활성화 효과와 더불어 광주 택시기사들이 빛가람혁신도시로 갔을 때 투자하는 거리와 시간 대비 택시 요금이 너무 적다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요금체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광주시는 30% 할증을 추가 지불하는 요금체계를 도입하는 대신 광주 택시기사들이 빛가람혁신도시 운행 승차거부를 할 수 없도록 했는데, 할증제가 도입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택시기사들의 승차거부 사례가 지역 온라인 카페 및 시청 민원창구 등에 잇따라 게시되는 등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빛가람혁신도시에 5년째 거주하고 있는 박용희(33)씨는 “지난달 25일 서울로 출장을 다녀온 뒤 밤 10시 30분께 송정역에 도착해 택시 승강장으로 향했는데, 목적지가 ‘나주혁신도시’라고 하자 가장 맨 앞줄에 서있던 택시기사가 ‘지금 혁신도시 안갑니다’라며 승차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콜이 잡히지도 않았으면서 맨 앞줄에서 손님 기다리던 택시가 그대로 출발해 한바퀴를 돌더니 대기줄 후열로 다시 들어오더라”고 분개했다.
택시기사들의 부당요금 요구 문제를 지적하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광주에 처음 방문한 만큼 어플을 통해 어느정도 택시 요금을 계산해봤고, 택시 미터기에 표기된 금액도 비슷했는데 택시기사가 하차 직전 혁신도시는 30% 할증이라고 뒤늦게 설명했다”며 “지자체가 배포한 조견표를 보여주면서, 추가요금이 정해져있으니 지불하라는 통보에 울며 겨자먹기로 추가 요금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할증 30%를 추가한 별도 요금체계만 도입했을 뿐, 승차거부를 한 택시들에 대해 별도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광주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빛가람혁신도시 택시 요금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고, 지역민들의 불만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조만간 별도요금 체계에 대한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버스 막차가 끊긴 밤 11시 이후 시간대에는 사실상 택시, 대리기사도 빛가람혁신도시 운행이 거의 단절되고 있다.
택시와 대리기사들은 “늦은 시간에 혁신도시로 들어가면 다음 콜을 잡고 광주 등으로 나오려면 운이 나쁜 경우 2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다보니 쉽사리 혁신도시 콜을 잡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이렇자 광주시는 지난 2020년부터 광주-나주빛가람혁신도시 택시 이용시 할증 30%를 추가하는 혁신도시 할증제 운영을 도입했다. 혁신도시 할증제는 앞서 지난 2015년 혁신도시 조성 초기에 도입했다가 주민들의 반발 등의 이유로 중단된 바 있다.
광주시는 ‘광주택시 편도요금 조견표’를 배포하고, 새로운 요금체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광주에서 빛가람혁신도시로 향하는 고객들은 택시 미터기 요금보다 적게는 5000원부터 많게는 1만원가량 더 지불하게 됐다.
광주시는 빛가람혁신도시 주민들의 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 개선을 통한 도시 활성화 효과와 더불어 광주 택시기사들이 빛가람혁신도시로 갔을 때 투자하는 거리와 시간 대비 택시 요금이 너무 적다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요금체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광주시는 30% 할증을 추가 지불하는 요금체계를 도입하는 대신 광주 택시기사들이 빛가람혁신도시 운행 승차거부를 할 수 없도록 했는데, 할증제가 도입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택시기사들의 승차거부 사례가 지역 온라인 카페 및 시청 민원창구 등에 잇따라 게시되는 등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빛가람혁신도시에 5년째 거주하고 있는 박용희(33)씨는 “지난달 25일 서울로 출장을 다녀온 뒤 밤 10시 30분께 송정역에 도착해 택시 승강장으로 향했는데, 목적지가 ‘나주혁신도시’라고 하자 가장 맨 앞줄에 서있던 택시기사가 ‘지금 혁신도시 안갑니다’라며 승차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콜이 잡히지도 않았으면서 맨 앞줄에서 손님 기다리던 택시가 그대로 출발해 한바퀴를 돌더니 대기줄 후열로 다시 들어오더라”고 분개했다.
택시기사들의 부당요금 요구 문제를 지적하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광주에 처음 방문한 만큼 어플을 통해 어느정도 택시 요금을 계산해봤고, 택시 미터기에 표기된 금액도 비슷했는데 택시기사가 하차 직전 혁신도시는 30% 할증이라고 뒤늦게 설명했다”며 “지자체가 배포한 조견표를 보여주면서, 추가요금이 정해져있으니 지불하라는 통보에 울며 겨자먹기로 추가 요금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할증 30%를 추가한 별도 요금체계만 도입했을 뿐, 승차거부를 한 택시들에 대해 별도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광주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빛가람혁신도시 택시 요금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고, 지역민들의 불만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조만간 별도요금 체계에 대한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