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K문학 세계화’로 이어간다
2024년 11월 11일(월) 19:55
주독일 한국문화원, 15일 한강 작품 세계 조망 전문가 초청 토론회
문학번역원 “가장 많이 지원한 작가는 한강…번역대학원대학 과제”

채식주의자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문학토론회가 독일에서 열리고, 향후 번역대학원대학 설립이 추진되는 등 ‘K 문학의 세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노벨문학상 선정을 계기로 한국문학이 세계 문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계획성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맞물려 주목된다.

먼저 주독일 한국문화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독일 현지에서 개최한다.

11일 주독일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오는 15일 문화원에서 독일 문학계, 출판계 전문가를 초청 문학토론회를 갖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지난 2016년 베를린 아우프바우 출판사에서 출간된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다른 소설에 대한 의견 개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식주의자’ 출간 당시 독일에서는 “올해의 문학적 발견”이라는 평과 아울러 대표 주간지 ‘슈피켈’ 등 주요 매체에 소개된 바 있다. 한강은 같은 해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문학축제에 초청돼 독일 작가들을 만났다.

한강의 작품 세계는 스웨덴 한림원이 지난달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밝힌 대목에 집약돼 있다.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는 표현은 인간의 폭력성과 비극성을 집요하게 탐색해온 문학적 여정을 담고 있다.

광주 5·18의 상흔을 다룬 ‘소년이 온다’, 동물성과 폭력성을 초점화한 ‘채식주의자’, 제주4·3의 비극을 서사화한 ‘작별하지 않는다’ 등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소설들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국가적, 집단적 폭력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비극으로 내모는지 탐색하고 서사화했다.

이번 독일 현지 문학토론회는 현지 문학전문가 3명이 참가한다. 카타리나 보르하르트는 독일 공영 남서독 방송 문화프로그램 진행자이자 문학평론가다. ‘채식주의자’ 독일어판 출간을 담당했던 출판기획자 톰 뮐러, 독일에서 한강 작가 작품을 독점 발간하는 아우프바우 출판사 프리데리케 쉴바흐 편집장도 참여할 예정이다.

설립 80년을 맞은 아우프바우 출판사는 카프카, 릴케 등 독일 대표 작가 작품을 발간한 대표 출판사로 한강의 ‘소년이 온다’, ‘그대의 차가운 손’, ‘흰’ 등을 펴냈으며 올 12월에는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이 예정돼 있다.

한편 올해 8월 취임한 한국문학번역원 전수용 원장은 1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취임 간담회를 열고 지금까지의 활동 내역,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전 원장은 “노벨문학상 선정 이후 그간 번역원이 지원한 내역을 살펴봤는데 한 작가에게 가장 많은 액수를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작가의 책 76종을 28개 언어로 번역하는 데 8억5000만원, 세계적 문학행사, 도서전에 한 작가를 파견하는 데 1억5000만원 가량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번역원은 향후 한국문학을 알리기 위해 ‘한국문학에 대한 해외 담론 형성’, ‘글로벌 문학 네트워크 강화’, ‘한강문학 번역대학원대학 설립’ 등을 중점 과제로 거론했다.

이와 맞물려 지난달 13일 더불어민주당 김윤덕(전북 전주갑)의원은 전문 번역인 양성을 위해 ‘문학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은 한국문학번역원이 ‘고등교육법’에 근거해 번역대학원대학을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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