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상풍력 활성화를 위한 현안 과제- 황규철 녹색에너지연구원장
2024년 11월 10일(일) 21:30
탄소 중립이 국제적인 과제로 떠오른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RE100, 탄소국경세 등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규모 재생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해상풍력이 최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조선·철강·플랜트·전기·IT 등 연관산업 기반이 우수한 우리나라도 해상풍력발전 확대를 위해 정책적·제도적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해상풍력 전국 보급용량은 총 124MW로 발전사업허가 대비 0.4%에 불과하다. 2024년 9월 현재 전국 발전사업허가는 총 91개 사업 30.5GW로 그중에서도 전남은 57개소 18.4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이 허가돼 있다. 대규모 발전단지 조성은 균등화발전비용 하락의 전제조건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항만 및 배후부지 개발, 국내 공급망 기업 육성을 통해 글로벌 선도국가와의 격차를 줄여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상풍력을 단순히 재생에너지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 핵심산업으로 육성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제22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해상풍력 특별법 제정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계획입지가 도입되기 전 이미 우수한 입지를 기존 사업자들이 선점하고 있어 정부주도 신규 계획입지 발굴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으로, 기존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사업권 보장이 일부 필요하다. 기존의 모든 사업을 인정할 수는 없겠지만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준을 세워 신속한 발전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해상풍력 추진의 난제인 어업인 보상, 송전선로 설치에 따른 각종 민원 등 ‘주민 수용성’ 확보가 중요한 요소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사업이 추진되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과 권한이 필수적이다.

해상풍력을 신속 보급하기 위해서는 기존 진행 중인 발전사업자의 사업권(재산권) 인정 여부, 우대 조항의 내용과 범위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친 경우에는 우대를 일부 인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나 해양수산부는 공유수면 관리와 해양권, 어민 피해 등을 감안해 재인허가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해상풍력사업에 발전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산업통상자원부, 환경영향평가 의무를 부여하는 환경부, 어민들의 주민수용성 개선을 우선하는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의 의견이 아직 합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허가된 해상풍력발전사업의 경우 대부분 해외투자사가 포함돼 있어, 기존 인허가가 불인정 되고 재인허가가 추진될 경우에는 국제소송으로 번질 여지 또한 충분하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공공주도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계획입지 개발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사업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 주민 수용성 확보를 담당할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해상풍력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속한 보급 확대이다. 통상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준공되려면 타당성 분석을 거쳐 건설·준공까지 약 6년 이상이 소모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공공주도 계획입지를 발굴하고 지자체 주도로 주민수용성을 확보, 인허가 의제를 거친다면 사업기간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의 바다가 해상풍력의 ‘기회의 바다’로 거듭나 재생에너지 보급뿐만 아니라 국내기술 개발 및 연관산업 성장을 통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산업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신안 8.2GW 공공주도 해상풍력 단지개발 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이바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풍력 블레이드 성형용 금형제조 기술개발 등을 통해 관련 기업의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지역경제 발전에 초석이 되고자 한다.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해상풍력 세계시장을 우리 기업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자 한다. 제2의 반도체 산업, 제2의 자동차 산업으로 해상풍력산업이 자리매김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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