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데이터센터 전남으로 유치해야 - 박웅희 전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4년 10월 30일(수) 21:30
현재 우리는 아날로그(Analog)보다 디지털(Digital)이 익숙한 시대에서 살고 있다. 일상이 디지털화되면서 디지털 사회로 진화하고 있고, 디지털 경제 규모는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가상의 공간에서 유통되는 대규모의 데이터를 잘 보관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집적화한 시설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고속도로, 철도, 상하수도 등이 경제활동의 사회간접자본(SOC)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센터가 핵심 경제 인프라로 관심을 받고 있을 정도다.

지금을 초연결 지능정보화 사회라고 말한다. 데이터(D), 네트워크(N), 인공지능(A) 등 D.N.A의 활성화가 핵심이며 그중에서 데이터가 디지털 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네트워크 회선 등을 활용해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안정적으로 통합 및 관리하기 위해 24시간 365일 무중단으로 운영되는 대형 컴퓨터시스템이다. 또한,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고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에너지시스템의 특성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데이터센터는 디지털기술과 에너지기술이 복합적으로 활용되는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 데이터센터 수는 2000년 52개였던 것이 2022년 187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9년에는 637개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데이터센터의 60%, 전력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전력공급이 어려우므로 수도권에는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이슈는 ‘전기 먹는 하마’라는 부정적 특성이 있어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도 전력 소비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최대한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효율을 개선하는 등 RE100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입지 수요에 대응해 적기에 데이터센터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이라는 전제 조건이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전력을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센터의 냉각 효율을 높이거나, 발생한 열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지역의 전력수급 여건을 담은 비수도권 데이터센터 분산정책을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입지를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빈발지역, 송전 제약 발생지역, 수열·냉열 연계 가능한 지역으로 분산 유도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전남은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전력·에너지 공급원이 가장 풍부하고 충분한 계통접속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친환경데이터센터 입지의 적지로 평가받는다. 전남이 추진 중인 30GW 해상풍력, 6GW 대규모 태양광 집적화단지, 영농형 및 산단형 태양광 집적화단지 등도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좋은 경쟁요인이 되고 있다. 즉, 친환경 데이터센터 유치는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청정에너지가 버려지지 않고 효과적으로 활용되는 정보인프라를 확보하는 방안이다.

따라서 전남은 친환경데이터센터 유치를 통해 정보기술과 에너지 융복합을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 있고 지역 내 정보인프라 구축으로 전·후방 연관산업이 동반 성장할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철강, 화학, 조선 등 주력산업과 농·수산 등 대표산업 관련 전남의 산업적 특성을 활용한 공공형 데이터센터를 특화 발굴하고 특구로 지정받아 국비를 확보하는 방안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청년들이 선호하는 정보통신 분야 일자리가 만들어져서 전남의 청년유입 정책과도 연계가 가능할 것이다.

버려질 수 있는 친환경에너지를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될 수 있는 전남 데이터센터 유치는 일거양득의 사업이 될 수 있다. 이는 전남이 ‘글로벌 에너지 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의 잠재력도 갖고 있다. 여러 지자체가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전남이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지체하지 말고 철저한 추진 로드맵을 준비해 친환경데이터센터가 전남에 더 많이 세워지고 지역이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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