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에 굴하지 않는 용기에 관심을 - 김용임 광주시의회 의원
2024년 10월 29일(화) 00:00
지난 2일 한전KPS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참가해 메달을 획득한 강선희 선수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 이날 격려금 전달식에는 김홍연 한전KPS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필자와 광주시 장애인체육회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강선희 선수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 보치아 선수로 첫 출전해 개인전 동메달과 혼성 은메달을 획득했다.

보치아라는 생소한 종목을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일반 종목에는 없는 장애인 스포츠의 대표 종목으로 뇌 병변 장애인 등이 참여한다. 여러 종목 중에서도 가장 장애 정도가 심한 중증 장애인들이 참여한다고 해 ‘장애인 스포츠의 꽃’으로 불린다.

필자는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는 광주 장애인 체육인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선수 활동을 유지하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 선수들의 가장 큰 고충은 안정적인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전문 장애인 선수로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의원이 된 후 선수들을 기업에 장애인 체육 선수로 취업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 결과 한전KPS에서 지난 2023년 11월 광주지역 장애인 체육선수 20명을 채용했고, 최근 1명이 더 증원돼 현재는 15종목에 21명의 장애인 선수들이 한전KPS 소속 직원으로 안정적 급여를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그 수가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한전KPS의 ESG 경영 실천을 위한 강한 의지와 CEO·실무자들의 탁월한 장애 인식,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역상생의 정신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를 계기로 다른 공공기관과 기업들에 롤 모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4월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등록 장애인은 264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1%를 차지하며, 광주는 6만 9428명(지난해 9월 기준)의 장애인이 등록돼 있다. 또한 등록 장애인 중 88.1%가 후천적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갖게 돼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후천적 장애를 얻은 사람들이 사고 이후 재활을 마치고 사회에 복귀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정과 장애인 의무 고용 제도 도입이 3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 기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기업은 장애인 의무 고용 적용 대상이며, 100인 이상의 사업장은 일정 비율의 의무 고용(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 3.8%·민간기업 3.1%)을 지키지 못하면 고용부담금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2023년 장애인 고용률은 2.92%(24년 고용노동부) 밖에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저조한 고용률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기관·기업의 적극적인 실천 의지와 장애인 지원 기관들의 다양한 직군 발굴이 요구된다. 그와 더불어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모범적 기업과 기관에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좋은 제도와 정책이 더 도입돼야 한다.

장애인 체육의 시초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부상을 당한 군인들의 재활에서 시작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후천적 장애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장애인 체육의 역할은 당사자의 신체적 건강 회복과 더불어 사회통합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장애를 갖게 되면서 제2의 삶을 체육 선수로 살아가는 많은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취업해 장애인 체육 선수로서 전념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본다. 그를 위해 공공기관·기업에서는 적극적인 장애인 채용을, 장애인 지원 기관에서는 다양한 직군 개발과 채용 기업 발굴에 힘쓸 필요가 있다.

격려금 전달식에서 강선희 선수는 “난 나 자신을 위해서 했던 일인데 이렇게 크게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저와 같은 많은 장애인 선수들이 같은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 말은 필자의 막중한 책임감과 더불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줬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광주시부터 장애인 고용 확대에 나서야 한다.

끝으로 30일까지 펼쳐지는 제44회 전국장애인 체육대회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광주 선수들을 응원하며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를 응원한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