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싸움’ 광주FC, 논두렁 그라운드에 실력 발휘 못해
2024년 10월 21일(월) 00:00
K리그1 34라운드 대구와 무승부
광주시체육회 그라운드 개선 약속

광주FC의 변준수가 지난 1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34라운드 경기에서 헤더를 시도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결과도 과정도 아쉬웠던 광주FC의 무승부였다.

7위에 자리하면서 ‘생존싸움’을 벌이게 된 광주FC는 지난 1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대구FC를 상대로 파이널라운드 첫경기이자 K리그1 2024 34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이날 광주는 후반 32분 0-0의 균형을 깨는 골을 장식했다.

최경록이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이 문전에 있던 변준수에게로 향했고, 시원한 헤더로 광주가 선제골을 장식했다. 하지만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후반 39분 경계 대상이었던 세징야-에드가 콤비에 골대가 뚫렸다. 세징야가 코너킥 키커로 나서 오른쪽에서 공을 올렸고, 높게 뛰어오른 에드가가 정확한 헤딩으로 광주 골망을 흔들었다.

막판 공세를 막지 못하면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던 광주에는 어쩔 수 없던 경기 과정도 아쉬웠다.

듬성듬성 흙바닥을 드러낸 그라운드는 울퉁불퉁한 논바닥이기도 했다. 정상적인 드리블이 불가능한 그라운드 탓에 양 팀 사령탑과 선수들은 “준비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입을 모았다.

경기가 끝난 뒤 대구 박창현 감독은 “그라운드 컨디션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상대도 같은 조건이지만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세징야가 본인의 타이밍을 못 잡고 드리블을 해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까 많이 힘들어했다. 홈팀 광주에 죄송하지만 개선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광주 이정효 감독도 다시 한번 목소리를 냈다.

이정효 감독은 “홈 팬들에게 조금 더 좋은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좋겠다. 그라운드 사정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한 것 같아서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며 “(경기장 상태에 따라) 플랜, 경기 스타일도 바뀐다. 그럼에도 선수들에게 준비한 대로 시도를 하라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 더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도움을 기록한 최경록도 “첫 번째 코너킥 때 잘 안 올라가서 프리킥 때는 자신 있게 차보자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찼다. 준수가 헤딩을 잘한 덕분에 골이 들어갔다. 경기가 그렇게 (승리로) 끝나기를 바랐는데 아쉽다”며 무승부의 아쉬움을 토로한 뒤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운동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래서 부상자도 나오고 있어서 아쉽다. 준비하고 추구하는 것들이 빌드업 축구인데 경기를 뛰면서도 홈이 맞는지, 다음 경기도 홈인데 원정을 가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광주는 22일 원정 같은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광주는 이날 오후 7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을 갖는다. 그라운드 사정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실사 점검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광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으로 이동해 경기를 갖게 됐다.

한편 광주월드컵경기장 관리 책임 주체인 광주시체육회는 지난 18일 ㈜영진조경과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잔디 관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시체육회는 “스포츠 잔디 납품 및 시공 전문업체로 축구장, 프로야구장 및 골프장 천연잔디 시공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자체적인 잔디 농장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보식 및 생육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기술 정보가 공유되고, 잔디 품질 향상을 위한 자문도 수시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광주는 11월 27일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ACLE 5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11월 8일 예정된 AFC의 실사에 따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의 홈경기 여부가 결정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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