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곡성군수 민주 승리…이변은 없었다
2024년 10월 17일(목) 00:25
영광군수 장세일·곡성군수 조상래 민주당 후보 당선
서울시교육감에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 승리
부산 금정구청장·강화군수에 국민의힘 윤일현·박용철

16일 재선거에서 영광군수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곡성군수 당선자가 배우자와 기뻐하고 있다. /김진수·최현배 기자 jeans@kwangju.co.kr

민주당과 국민의힘, 진보당이 사활을 걸며 ‘전국 선거’로 판을 키운 10·16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일방통행 ’대신, 소통과 협치로 민생을 살필 것을 요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11 총선에 이어 ‘윤석열 정권 심판’에 다시 한 번 힘을 실어달라는 민주당 호소에도, 여권의 텃밭 민심은 민주당을 외면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방선거(2018년)를 제외하면 단 한 차례도 내어준 적 없었던 부산 금정에서 처음으로 야권 후보를 당선시키겠다는 각오로 총력전을 펼쳤지만 지역 민심을 얻지 못했다. 선거기간, 무인기와 북한의 경의·동해선 폭파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팽배했던 경기 강화에서도 민심은 여권에 힘을 실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 30분 기준 개표 결과, 민주당은 영광·곡성에서,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에서 각각 승리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국민의힘 모두 자신들의 ‘텃밭’ 수성에 성공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 기존 구도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들어 지금까지의 대치·갈등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특히 윤 대통령 지지율이 연일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김건희 리스크에 따른 공방과 남북 간 긴장 고조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부산과 인천 진출에 실패한 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는 향후 당 지지세와 확장성에 대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선거 초반 부산 금정 구청장 선거의 경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로 치르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각 당 지도부의 향후 진로 및 정국 주도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민심은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며 ‘정권 심판론’에 불이 붙었음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단일화 효과’를 기대한 야권의 총공세에도 부산 민심을 얻지 못했다. 민주당은 텃밭인 영광·곡성에서 민심의 지지를 얻어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의 견제를 따돌리고 승리하면서 호남의 집권 여당임을 확인했다.

정근식 교육감 당선자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는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가 확실시됨에 따라 향후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정책을 계승하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권자들은 결국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가 내걸었던 교육정책의 전면 변화보다는 현재의 틀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지적된 취약점을 일부 보완·개선하는 방식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정 후보자는 학력 저하를 보완하고자 기초학력 부진, 경계선 지능, 난독·난산 등을 겪는 학생에게 전문적 진단을 실시하고, 맞춤형 교육을 하는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치러진 10·16 재·보궐선거 격전지 영광군수 최종 투표율이 70.1%를 기록했다.

재선거임에도 지방선거와 비슷한 투표율을 보이면서 치열했던 영광군수 재선거 열기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영광군수 재선거 투표율은 70.1%로, 전체 유권자(선거인) 4만5248명 중 3만1729명이 투표했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투표율(70.2%)과 비교해도 0.1%p 차이에 불과하다. 이날 치러진 곡성군수 재선거 최종 투표율은 64.6%였다.

곡성군수 재선거는 전체 유권자 2만4640명 가운데 1만5908명이 투표했다. 투표율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2022년 제8회 지방선거(74.0%)때와 비교하면 10%p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격전지 영광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함께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최종 투표율은 23.5%,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47.2%,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는 58.3%였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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