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주여성들 “여전한 임금차별·편견 속상”
2024년 10월 09일(수) 19:00
이주여성들과 광주 공동체 간담회
출산·육아·일자리 지원 등 약속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7일 북구 가족센터에서 이주여성들과 ‘광주시민으로 살아가는 이주여성 이야기’를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처음 광주에 왔을 때 5·18민주화운동과 역사를 배웠습니다. 광주는 제2 고향이지만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합니다. 교육은 이주민에게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집·학교 등에서 같이 살아가는 이주민과 선주민 모두에게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주여성 A씨.

지난 7일 광주시 북구가족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민으로 살아가는 이주여성 이야기’ 간담회에선 이주여성에 대한 임금차별과 사회적 편견이 여전하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이주여성들과 ‘함께 나누는 광주공동체 간담회’를 열어 광주시민으로 살아가는 이주여성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정착 지원을 통한 인구 위기 대응책 등을 모색했다. 강 시장은 앞서 시장 주재 소통창구인 ‘월요대화’와 ‘정책소풍’ 등에서도 외국인 지원 정책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 시장을 비롯한 중국·베트남·필리핀·키르키즈스탄·몽골 등이 모국인 장춘화, 관리리, 원가빈, 박선녀, 손선화, 무사노바부룰순, 한신애, 리셀이게그리모스, 이서은 씨 등 이주여성 9명과 5개 자치구 가족센터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언어와 소통, 출산과 육아, 구직의 어려움 등을 털어놨다. 또 이주여성들이 통·번역사, 다문화이해 강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광주에 정착하게 된 계기, 한국생활의 어려움, 광주시의 외국인 지원 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임부 산모수첩에 다양한 언어가 지원됐으면 좋겠다”, “이주민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구하고 싶다”, “영어학원에서 이주민과 선주민이 같은 업무를 하지만 임금차별이 있어 속상하다” 등의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또 결혼이주여성들이 운영하는 마을기업인 ㈜한누리꽃담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물 설고 말도 안 통하는 이역만리 한국에 와서 광주시민으로 살아가는 이주여성들에게 감사하다”며 “이주여성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출산과 육아, 일자리 지원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광주시는 증가하는 외국인주민 안정적 정착 지원을 위한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올해 다문화 관련 예산은 43억원으로, 지난해 29억원 대비 46%나 증가했다.

광주시 외국인주민은 2022년 기준 4만4000여명으로 광주 인구의 3%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결혼이주여성은 7446명이며, 베트남 출신이 36.2%로 가장 많고 중국 31.2%, 캄보디아 7.3% 등의 순이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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