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봄 신청 많고 인력은 부족
2024년 08월 19일(월) 20:00
‘맘편한 세상’ 정부가 적극 나서야
광주·전남 이용가구 급증
인력 부족에 대기일수 늘어
아이돌보미 양성기관 확대
돌봄 사각지대 최소화해야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에서 2살 아들을 키우는 서모(여·38)씨는 “아이돌보미가 손이 많이 가는 영아를 꺼려 돌보미를 구하지 못하고 친정에 아이를 맡기고 있다”며 “돌보미가 원하는 근무 시간대나 아이 나이대가 있어 돌보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런 환경에서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순천에서 맞벌이하는 정모(여·43)씨는 “아이돌봄 서비스 신청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간인 어린이집 등·하원 시간에 겹치지 않아야 돌보미 배정이 더 빨리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정작 맞벌이 부부에게 돌보미가 가장 필요한 시간은 등·하원 시간인데,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을 수 없어 사설 돌보미 선생님을 따로 구했다. 사설보다 정부 지원 아이돌봄 서비스 시급이 훨씬 저렴한데도 이용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아이돌봄 서비스’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만, 광주·전남지역 아이돌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이용 가구 수와 지원 사업 예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서비스 제공 인력인 ‘아이돌보미’(돌보미) 숫자는 늘지 않으면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서비스를 받기 위해 대기 일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맞벌이 부부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19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아이돌봄 지원 사업 신청 가구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돌봄 지원 사업은 돌봄 공백이 있는 가정의 12세 이하 아동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이고 시설 보육의 사각지대를 보완하자는 취지로 여성가족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 중이다.

개인 부담 이용료는 기본형 돌봄 기준으로 가구 소득 수준에 따라 시간당 1744원∼1만1630원이다. 돌보미 인건비는 올해 기준 기본 시급 1만110원이며, 가사 등을 병행하는 ‘종합형’은 3480원, 질병 감염 아동 돌봄은 3040원 추가 수당이 책정된다.

맞벌이 부부 등 보호자가 아동을 돌볼 수 없는 가정에 돌보미가 파견돼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 사업이지만 인력이 부족해 공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호자가 서비스를 신청한 뒤 서비스 제공 기관에서 돌보미를 연계(매칭)하는 구조인 데다, 선호 시간·아동 연령 등이 비슷한 경우 매칭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 광주시·전남도의 설명이다.

광주시의 경우 이용 가구 수는 ▲2021년 2031가구 ▲2022년 2280가구 ▲2023년 2519가구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예산 역시 ▲2021년 133억원 ▲2022년 149억원 ▲2023년 188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돌보미는 2021년 931명, 2022년 973명, 2023년 1053명으로 3년 새 120여명만 충원됐다.

전남 역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지난해 아이돌봄 지원 사업 신청 가구 수는 3693가구로, 2022년 3513가구보다 5.1% 늘었다. 2021년 3194가구보다 15.7% 증가했다.

고령화 저출산 여파로 예산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났다. 2021년 207억원이던 사업 예산은 2022년 237억원, 2023년 291억원으로 증액됐다.반면 돌보미는 2021년 1159명, 2022년 1167명, 2023년 1199명으로, 늘어난 인원은 40명뿐이었다.

광주시·전남도는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속도감 있는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올해 계획된 95명 채용 중 상반기 22명을 채용했으며 하반기 신규 양성 23명, 단축 양성 39명, 수시 채용 13명 등 총 73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전남도도 올해 계획된 140명 채용 인원 중 상반기 39명 채용을 마쳤고 하반기에 일반 양성·단축 양성·수시 채용 구분 없이 101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서비스 이용인 부모와 돌보미 간 매칭이 100% 이뤄지지 않다 보니 대기에 대한 불만족이 나오는 것 같다”며 “기존 교육 기관 1개소에서 내년에는 2개소로 늘려 돌보미 양성을 최대한 많이 해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돌보미 부족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서부권(영광)에만 있던 돌보미 교육 기관을 동부권(순천)에 추가로 지정해 양성 폭을 늘리기로 했다”며 “각 시·군 아이돌봄 기관이 하반기에 지속적으로 채용 공고를 내게끔 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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