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오키나와 캠프를 가다]타선 침묵·사사구 남발…마무리캠프 중간점검 ‘낙제점’
2025년 11월 16일(일) 20:40
삼성과 연습경기 0-16 대패
6명 마운드 올라 4명이 실점
‘제2의 김호령’ 꿈꾸는 박정우
안타 치며 좋은 흐름 이어가
“더 과감한 플레이로 보탬 될 것”

KIA 박정우가 1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9회초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타석을 지켜보고 있다.

KIA 타이거즈가 마무리캠프 ‘중간 점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팀의 아쉬운 경기력에도 외야수 박정우의 절치부심 질주는 이어졌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 중인 KIA 타이거즈는 16일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연습 경기를 치렀다. 지난 14일 캠프 첫 라이브 훈련을 소화한 KIA의 첫 실전 점검 무대.

결과는 아쉬운 0-16 대패였다.

선발 이도현을 시작으로 3회부터 장민기-장재혁-김정엽-김현수-양수호-김양수가 마운드에 올라 타자들을 상대했다.

제구 난조로 사사구가 이어졌고 장민기와 장재혁을 제외한 투수들이 모두 실점을 남겼다. 장재혁 홀로 1루수 땅볼, 유격수 땅볼, 헛스윙 삼진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장식했다.

타선에서는 침묵이 이어졌다. 6회초 2사에서 박재현의 땅볼 타구가 2루수 옆을 빠져나가면서 KIA의 첫 안타가 기록됐다. 마지막 안타는 9회초 기록됐다.

대주자로 준비하고 있던 박정우가 첫 타석이자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 앞으로 공을 떨구면서 두 번째 안타로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주 비가 이어지면서 실내에서 주로 훈련이 진행됐고, 한 차례 라이브 훈련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해도 부족한 결과였다. KIA는 연습 경기를 통해 투수들의 세밀함과 타자들의 정확성이라는 숙제를 안고 남은 캠프를 풀어가게 됐다.

아쉬운 경기에도 박정우는 가을리그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박정우는 지난 10월 울산에서 진행된 KBO 가을리그에 참가해 23타수 13안타 0.565의 타율을 기록했다. 가장 뜨거운 타격을 자랑한 박정우는 부상으로 리그를 완벽하게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박정우는 10월 25일 울산문수야구장에서 열린 고양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박주홍의 타구를 잡은 뒤 펜스에 부딪혀 가슴·복부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박정우는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이를 악물고 있다.

박정우에게는 한 타석 한 타석이 간절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멤버로 뛰었던 박정우는 올 시즌에는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 중반 공백은 있었지만 공수에서 KIA가 기대하는 외야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SNS에서 악플을 단 팬과 설전을 벌이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징계성 말소 이후 박정우는 퓨처스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고, 8월 22일 LG와의 경기가 올 시즌 마지막 실전이었다.

캠프 연습경기에서 안타를 만든 박정우는 “타석에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확실한 내 존이 생겼다. 울산에서부터 공이 정말 잘 보였다”며 “대주자로 준비하다가 타석에 들어갔는데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았으니까 반드시 쳐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초구 볼 뒤에 타격을 했는데, 중간에 나가면 타이밍이 늦으니까 1루 베이스 보고 쳤다. 방망이 끝에 맞아서 센터 앞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박정우는 “앞서 두 달 경기 뛰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서 울산에서 정말 간절하게 뛰었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았다. 내 잘못으로 좋은 기회를 놓쳤고, 팀에도 피해를 끼쳤다. 못 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했고, 캠프에서도 좋았던 타격 흐름을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며 “존이 생기고, 방향성이 좋아져서 지금은 힘을 많이 안 쓰고 공이 온 대로 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울산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까 계속 밀고 가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김호령의 재발견이 있었지만 KIA 외야는 고민 많은 포지션 중 하나다. 타격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박정우는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을 겸비하면서 KIA 외야의 주요 자원이다.

빠른 발을 가졌지만 주루에서 큰 실수를 남기기도 했던 박정우는 ‘과감함’으로 주루에서도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박정우는 새로 합류한 고영민 코치와 주루 업그레이드에도 신경 쓰고 있다.

박정우는 “코치님에게 ‘주자로 나가면 긴장한다. 한 번 실수하면 2군 내려갈 수 있다는 게 두렵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때 코치님께서 ‘너는 나의 필승조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필승조니까 과감하게 하고, 도루하다 죽으면 코치님 탓을 하라고 하셨다. 코치님이 책임지겠다고 하신 말씀에 감동 받았다”며 “더 과감하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오키나와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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