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산 - 윤영기 사회·체육담당 부국장
2024년 08월 11일(일) 22:00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 참가를 위해 제작한 페넌트(Pennant)와 후원권은 등록문화재(제490호)로 등재돼 있다. 선수단이 대회장에 가져간 페넌트는 세계에 대한민국을 소개하고 태극기를 알렸다. 삼각형 페넌트에는 ‘KOREA’, ‘1948’이 적혀있고 태극기가 새겨져 있다. 60여년 흘러 2012년 런던에서 다시 열린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대표 선수단의 유니폼은 각별했다. 단복의 모티브는 ‘1948년의 정신’으로, 대한민국 국호를 내세우고 처음으로 참가한 런던 올림픽에 대한 오마주였다.

런던 올림픽 폐막 다음 날인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으니 국가 차원의 대회 출전지원은 언감생심. 올림픽후원회는 선수단 경비를 충당하려고 런던올림픽 후원권을 발행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 발행한 복권이다. 140만 매를 찍었고 액면가 100원, 당첨금은 100만 원이었다. 총 판매액은 1억 4000만 원, 당첨금을 제외한 후원금은 9730만 원이었다. 후원권에는 전경무 올림픽대책위원장의 사진이 인쇄됐다. 대한민국 출전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참석하려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전 위원장을 기리기 위해서다.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 올림픽대책위원장을 맡은 이원순 선생의 유물(여행증명서)도 등록문화재에 올라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IOC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만든 자기소개서이자 여권이다. 정부가 공식 수립되지 않아 여권을 발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파리 올림픽조직위가 “에펠탑 개·보수 과정에서 철거해 보관하던 철조각 91㎏을 섞어 만들었다”고 자랑한 올림픽 메달 때문에 망신을 당했다. 미국 스케이트보드 선수 나이자 휴스턴은 SNS 영상에서 “동메달을 딴 지 열흘 만에 메달이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온 것 같다”고 불평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도금이 벗겨져 구릿빛이 대부분 사라지고 표면도 거칠게 변했다. 파리 올림픽위원회는 “손상된 메달은 모두 교체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오점을 남기게 됐다. 메달을 따기 위해 땀 흘린 선수는 물론 한 나라의 스포츠 역사로 남을 메달을 꼼꼼히 점검하지 않은 탓이다.

/윤영기 사회·체육담당 부국장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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