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vs 고구마 - 김대성 제2사회부장
2024년 08월 06일(화) 22:00
감자와 고구마는 시쳇말로 짜장과 짬뽕처럼 쌍으로 묶여 다니는 농작물이다. 식물 계보 상 이웃사촌 정도로 보여서인지 이름부터 혼용해 사용됐다. 지역에 따라 감자를 고구마로, 고구마가 감자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감자는 이 땅에 꽤 늦은 시기에 전해지다 보니, 문헌에는 19세기 이후에 등장한다. 한글로는 ‘감져’로 많이 표기되는데 한자어 ‘甘藷(감저)’에 뿌리를 두고 있다. ‘藷(저)’는 사탕수수나 마를 뜻하는데 이때는 단맛이 나는 마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감자는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으니 아무래도 본래 ‘감저’는 표준어의 고구마를 일컫는 말이다. 방언에서도 감자가 ‘감제’나 ‘무수감자’, ‘북감자’로 나타나니 본래 감자는 고구마를 가리킨다.

알고 보면 감자와 고구마는 같은 서류(薯類·뿌리를 이용하는 식물)이지만 뿌리를 달리한다. 감자는 가지나 토마토와 같은 가짓과의 식물로 우리가 먹는 부위는 땅속에서 자라는 덩이줄기이다.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티티카카호 주변 고원지대로 청나라를 통해 전해졌다. 반면 고구마는 메꽃과로 온대에서 열대지방까지 잘 자라는 특성을 지닌 덩이뿌리 작물이다. 열대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일본을 통해 전래했다.

감자와 고구마의 차이는 작물이 숙성하면서 나오는 싹이나 순의 쓰임새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감자의 싹에는 독성물질인 ‘솔라닌’이 있어 식재료로 사용할 수 없다. ‘글리코알칼로이드’라는 독성 화합물 때문인데 주성분이 솔라닌이다. 감자가 녹색으로 변하며 생기는 솔라닌은 특히 싹에 많이 들어 있다. 솔라닌은 30mg만 먹어도 복통, 구토, 현기증, 호흡곤란 등의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이와 달리 고구마에 난 싹은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구마 싹에는 독성 물질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먹으면 영양 섭취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구마 싹은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고구마순(고구마 줄기)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요즘 고구마순 수확이 한창이다. 단순 비교로 농작물의 실효성을 따지기는 그렇지만, 감자와 달리 덩이뿌리뿐만 아니라 줄기와 잎까지 먹을 수 있는 고구마가 쓰임새 면에서는 앞서는 것이 분명하다.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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