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 윤현석 경제·행정 부국장
2024년 07월 31일(수) 22:00 가가
연일 잠 못 드는 밤이다. 열대야에 습기까지 있어 흐르는 땀으로 새벽에 잠이 깼다. 다시 잠들기까지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 며칠 전에는 무심코 반팔 티셔츠만 입고 나갔더니 팔뚝이 따가웠다. 이제 햇볕을 직접 맞으면 안 되는 것이다. 도시를,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것들은 줄어들 기미조차 없다. 에어컨은 더 틀 수밖에 없고 자동차, 아스팔트, 아파트 등은 계속 녹지 공간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이다. 대화재, 대홍수, 대폭설, 거대 태풍 등으로 매년 피해 규모는 커지고 있다. 지금도 지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굴뚝산업 탓에 부를 쌓은 선진국보다 재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후진국, 개발도상국에서의 인명·재산 손실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날씨는 뜨거운데 현실은 열 받는 일투성이다. 물가는 이제 만 원 짜리 한 장으로 점심 한 끼도 먹을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개선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방은 미분양이나 마이너스피 등으로 몸살인데, 수도권에서는 수십억의 시세 차익을 벌 수 있는 ‘로또 청약’이 이어진다. 소멸 위기에 있는데도 지방은 힘을 모을 줄 모른다. 전남 국립 의대,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등의 해답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일부 몇 사람의 아집으로 꽉 막혀 있다. 아무래도 비정상이다.
각 세대의 불안은 정점을 향해가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불안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모든 세대에서 정부의 위기·위험 관리 능력을 불신하고, 빈부 격차의 심화를 느끼며,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는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정책 등을 계속하고 있다. 과정은 불투명하고,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왜’라는 의문부호만이 남는다.
이 여름은 이제 시작이다. 더 뜨거운 날들이 아직 남아 있다. 시원한 소식은 오로지 파리올림픽에서만 들어야 하는 것인가. 정치든, 경제든, 지역에서든 무더위를 조금이라도 식혀줄 기분 좋은 소식 하나 들렸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찌는 더위에 더 짜증나지 않게.
/윤현석 경제·행정 부국장 chadol@kwangju.co.kr
날씨는 뜨거운데 현실은 열 받는 일투성이다. 물가는 이제 만 원 짜리 한 장으로 점심 한 끼도 먹을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개선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방은 미분양이나 마이너스피 등으로 몸살인데, 수도권에서는 수십억의 시세 차익을 벌 수 있는 ‘로또 청약’이 이어진다. 소멸 위기에 있는데도 지방은 힘을 모을 줄 모른다. 전남 국립 의대,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등의 해답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일부 몇 사람의 아집으로 꽉 막혀 있다. 아무래도 비정상이다.
/윤현석 경제·행정 부국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