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12기 리더스아카데미-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2024년 06월 19일(수) 20:15
“주체적 삶 사는 ‘핵개인’ 돼 창작의 힘 키워야”
분류되는 순간 경쟁은 필연적
‘우리’라는 범주화 속 열패감보다
스스로 ‘단 하나의 종류’가 될 것

송길영 작가가 지난 18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일보 12기 리더스 아카데미’ 강사로 참여, ‘핵개인의 시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는 “하고 싶은 걸 하라”는 자신의 지론을 가장 잘 실천하는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컴퓨터 과학을 공부한 그는 학자와 교수, 기업인(다음소프트·바이브컴퍼니) 등을 거쳐 작가로의 변신에도 성공했다. 송 작가는 ‘전 지구적’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시대에 무얼 하려거든 ‘하고 싶은 걸’ 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러 방송 매체에서 폭넓은 지식과 화려한 입담을 선보인 송 작가는 지난 18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일보 12기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도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송 작가는 최근에 펴낸 책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에 담긴 그의 생각과 신념을 소개했다.

청중들은 1시간 30여 분 이어진 강연이 끝난 뒤에도 질문 세례를 쏟아내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책 내용 전반을 관통하는 ‘핵개인’은 송 작가가 만들어낸 단어다. 송 작가는 사회의 변화를 발견하면 그것을 정의하는 단어를 만들어보길 권했다.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되지 않는 말을 만들어내는 건 ‘창작자가 되는 길’ 가운데 하납니다. 중요한 건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널리 쓰이도록 퍼트리는 거죠. 수십 년 전만 해도 전통적인 지역의 부호는 기름집 사장, 쌀집 사장과 같은 유통업자였지만 지금은 생산자가 직접 팔 수 있게 되면서 돈을 잘 버는 직업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지역에서는 ‘창작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송 작가가 정의하는 핵개인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이를 말한다.

“내가 정해서 간 길이라고 믿고 있어도 그 의사결정이 과학적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대학과 전공을 선택할 때도 100% 내 의사만 반영했는가 되물을 때면 갸우뚱하게 되죠. 주체적인 삶을 사는 핵개인은 엄청난 속도로 새 규칙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송 작가는 다양성을 막는 동질적 집단 ‘호모지니어스’(Homogeneous)를 경계할 것을 권했다.

오리너구리에 대한 생물 분류는 개인성과 다양성의 시대를 잘 설명해준다. ‘오리’도 아닌 ‘너구리’도 아닌 오리너구리는 그 자체로 오리너구리로 분류되고 있다.

“무엇으로 분류되는 순간 경쟁은 필연적입니다. 오리너구리처럼 스스로 독자적인 종류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송 작가는 ‘우리’라는 분류로 타인에 대한 배제가 생기는 것도 다양성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로 봤다.

회사 조직을 보더라도 ‘우리’의 범주를 정규직 또는 계약직, 촉탁직, 아르바이트 등으로 좁히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직계도 정년이 보장되는 이른바 ‘늘공’(늘 공무원)과 임기제 공무원인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나뉜다.

우리의 범주에 벗어난 나머지에 대해서는 흠결을 찾게 되고, 이 같은 과정은 경쟁으로 이어진다.

송 작가는 ‘우리’라는 범주화로 열패감을 느끼고 사는 것보다는 스스로 ‘단 하나의 종류’가 될 것을 권유했다.

그는 ‘가장 경쟁력 있는 서사’ 3단계를 소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첫째, 내 서사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선 좌절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내 집단의 성취를 내 것이라고 착각하며 객관적이지 않은 보상을 가져가려 해서는 안 됩니다. 셋째, 결국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쓰는 마음으로 개인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송 작가의 강연을 끝으로 광주일보 12기 리더스 아카데미 1학기를 마쳤다. 2학기 강연은 오는 9월 중에 이어진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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