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처럼 -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2024년 05월 30일(목) 21:30 가가
포유류처럼 정치하라. 한국 정치계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여야는 22대 국회가 개원했는데도 정쟁만 되풀이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정치 불신만 깊어지고 있다.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속마음은 여과 없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과 여야 정당의 지지율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텃밭 호남에서 볼썽사나운 공천 갈등을 보이면서 지역 유권자의 불신을 키웠다. 경선 과정에 불거진 고소·고발 탓에 당선된 지역 국회의원 상당수는 사법기관의 문턱부터 넘어야 할 상황이다. 과거 경선이 마무리되면 서로 고소·고발을 취하하던 ‘원팀’ 정신도 사라졌다. 물고 뜯고 싸우다가 화해도 없이 돌아서는 정치인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시선이 따갑다.
포유류라는 단어에는 자기 희생이 담겨있다. 먹이를 물어 새끼에게 주는 조류와는 다르게 포유류는 자신의 몸 속의 것, 젖을 먹인다. 억지를 부려본다면, 영어의 발음인 ‘포유’(for you) 또한 배려와 희생이다. 이에 인류는 ‘젖을 먹이는 가장 인류애적인 행위’를 다양한 예술로 표현했다.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에는 홍수를 피해 헛간에 머무르다 만난 굶주린 낯선 사람을 살리기 위해 젖을 먹이는 임산부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루벤스의 그림 ‘시몬과 페로’에도 굶어 죽어야 하는 형벌을 받은 노인에게 경비병의 눈을 피해 젖을 먹이는 여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를 자식처럼 사랑하지 않으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은 “‘민생’ 없이는 ‘민의’도 얻지 못한다”며 정치인에게 늘 민중보다 반걸음만 앞서가라 했다. 22대 국회에서 전투력만 키우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은 잠시 정쟁과 투쟁의 속도를 줄이고 국민을 사랑하는 법부터 먼저 배워야 한다.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정치인이라야 김대중 대통령처럼 오래 기억될 것이다. 젖을 먹이며 새 생명을 키운 포유류답게 ‘내 것을 먼저 내놓을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맞은 편과 대화도 협의도 힘들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kroh@kwangju.co.kr
정치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를 자식처럼 사랑하지 않으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은 “‘민생’ 없이는 ‘민의’도 얻지 못한다”며 정치인에게 늘 민중보다 반걸음만 앞서가라 했다. 22대 국회에서 전투력만 키우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은 잠시 정쟁과 투쟁의 속도를 줄이고 국민을 사랑하는 법부터 먼저 배워야 한다.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정치인이라야 김대중 대통령처럼 오래 기억될 것이다. 젖을 먹이며 새 생명을 키운 포유류답게 ‘내 것을 먼저 내놓을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맞은 편과 대화도 협의도 힘들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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