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받는 의료·돌봄…삶의 질 높이고 의료비 줄어
2024년 05월 01일(수) 19:15
광산구 ‘재가 의료급여사업’ 성과
장기입원 수급자 66명 일상 복귀
호남대 ‘라온 서포터즈’ 지원 나서

호남대학교 간호학과생으로 ‘라온 서포터즈’ 소속 대학생이 최근 광산구 ‘재가 의료급여 사업’ 대상자 가정을 방문해 정서 안정을 위한 미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광산구 제공>

지난해 요양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온 김모(78) 씨에겐 ‘젊은 친구’가 생겼다. 호남대학교 간호학과 학생으로 구성된 ‘라온 서포터즈’다.

“대학생들이 집에 찾아와 말벗을 해주고, 같이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어요. 이리저리 이사 다니느라 사진 한 장 남지 않았는데, 집에 돌아오고 나서 앨범이 세 권이나 생겼어요.”

김씨는 뇌졸중으로 요양병원에 들어가 오래 입원 생활을 했다고 한다. 몸이 안 좋고 곁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어 집에서 생활하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았던 그였지만 “집으로 돌아 가자”는 큰 결심을 한 건 광산구의 ‘재가 의료급여 사업’ 덕분이었다.

이 사업은 입원 필요성이 낮은데도 장기간 입원 중인 의료급여 수급자의 지역사회 복귀를 돕는 게 핵심으로, 광산구는 2021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시범사업 지자체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산구는 퇴원한 의료급여 수급자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의료, 돌봄, 식사, 병원 이동 등의 지원을 통합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광산구와 호남대학교가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하는 ‘마실가세’ 사업을 통해 ‘라온 서포터즈’ 대학생들을 대상자들과 연결해 건강관리, 동행 산책, 자연 보호 활동 등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일상회복을 돕고 있다.

김씨는 “퇴원을 망설였으나 병원에 찾아온 의료급여 관리사와 상담하면서 광산구의 좋은 사업과 지원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용기를 냈다”며 “병원 밖 일상의 즐거움, 행복을 되찾으면서 병원에 있을 때보다 몸도 훨씬 건강해졌다”고 만족해 했다.

광산구는 재가 의료급여 대상자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효율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퇴원 후 더 효과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대상자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게 광산구의 설명이다. 실제 보건복지부 재가 의료급여 시범사업 대상자 만족도 조사 결과, 82.5%가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광산구의 재가 의료급여 사업은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유도해 의료재정 건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광산구 재가 의료급여 시범사업 대상자 의료급여 지급현황을 보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지원한 대상자 총 66명의 진료비 지출은 관리 시작 전 13억 원 규모에서 관리 시작 후 5억 원 수준으로, 무려 61.3%(8억 3699만 원)나 줄었다.

광산구는 “지난 3년간 재가 의료급여 시범사업으로 입원 필요성이 낮은 경우 집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으며 건강하고 독립적으로 활력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면서 “의료적 필요도가 높은 대상자는 병원에 입원하고, 경증 환자, 사회적 입원자는 지역사회 정착을 유도해 불필요한 장기 입원 감소로 의료급여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산구는 올해도 재가 의료급여 사업을 지속하고, 의료와 돌봄을 연계한 모델을 개발해 향후 건강보험 대상자 등 다른 영역으로의 사업 확대를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광산구 관계자는 “더 많은 장기입원 의료급여 수급자의 일상 복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업을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최승렬 기자 sr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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