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군부의 바벨탑은 허망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죠”
2024년 04월 30일(화) 17:05
전용호, 이재석 ‘전두환 쿠데타군부가 쏘아올린 바벨탑’ 펴내
11일 오후 4시30분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강당서 출판기념회
“지난 2017년 발간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증보판이 너무 분량이 많아서 일반인들이 광주항쟁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광주항쟁에 대한 역사적인 부분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책을 발간하게 됐어요.”

최근 ‘전두환 쿠데타군부가 쏘아올린 바벨탑’(울림사)을 펴낸 전용호 소설가. 그는 80년 5월 항쟁 당시 투쟁위원회 홍보팀으로 투사회보를 제작, 배포하다 투옥된 바 있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공동저자이기도 한 전용호 작가는 5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이번 책을 완간했다. 이번 책은 이재석 굿북울림사 대표와 공동으로 작업했다.

전용호 작가
전 작가는 책 출간 과정에 대해 “총 작업은 생각보다 길었다. 이번에 그것을 요약하면서 압축하는 작업을 했다”며 “5·18진상조사위원회가 4년간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전에 알려진 사실과는 다른 내용 등이 있어서 그 부분을 참조해 새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발굴된 내용에 대해 전 작가는 “최초 사망자 김경철 날짜가 원래 18일로 알려져 있었는데 보고서에는 19일로 나와 있다”며 “두 번째 사망자 김안부도 기존에는 타박사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진상보고서에서는 총상으로 규정돼 있다”고 전했다.

전 작가는 5·18진상조사위원회 진상보고서에 새롭게 첨가된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성 성희롱, 성폭력 사건, 사망자 숫자라든지 조사를 통해서 정밀하게 접근했더라”며 그 내용등 을 녹여서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했다는 것이다.

이번 책이 실제 사건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형식으로 기술된 것은 그런 연유다.

책 제목이 강렬하고 직접적이라는 물음에 대해 그는 기존에는 신군부라는 표현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신군부라면 구군부에 비교해 자칫 좋은 의미로 환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당시 정권을 찬탈한 군부는 명백히 쿠데타 군부입니다. 또한 바벨탑은 결국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이니까 그런 개념 등을 차용해 ‘바벨탑’이라는 용어를 제목에 썼지요.”

이재석 대표
공동저자로 참여한 이재석 대표의 의견도 일치했다.

“전두환 쿠데타군부가 쏘아올린 바벨탑이 왜 생겼는가. 왜 바벨밭이 됐는가. 이 부분을 포커스에 두고 글을 쓰는데 집중했습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광주민주화운동 10일 동안의 역사적 팩트를 기록하고 싶었다”며 “역사적 교과서라 생각하고 집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 구성에 있어 5·18 시대적 배경을 정확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이 있었다”며 “이전의 4·19는 왜 일어났는지 등과, 공과(功過)가 뚜렷한 박정희 정권에서 과 부분을 주로 다뤘다”고 전했다.

광주 출신의 서 대표는 서중·일고를 거쳐 전남대 정외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로 상경해 출판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55년 동안 출판계에서 일을 하는 동안 교학사, 동아출판사 등을 거쳤으며 현재는 굿북울림사 대표로 있다. 지금까지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아프면서 크는 십대들의 이야기’, ‘때론 치열하게 때론 나지막이’ 등 베스트셀러를 펴냈다.

이 대표는 “이번 ‘전두환 쿠데타군부가 쏘아올린 바벨탑’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온갖 정성을 들여 만든 작품”이라며 “역사는 팩트가 중요하다. 전두환 입장에서는 서울의 봄이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무너질 ‘바벨탑’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경서 전 대한민국 인권대사는 추천사에서 “극우보수세력들은 지금도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하고, 소위 ‘광수’라는 ‘북한 특수군 침투설’ 등을 제기하며 5·18민주화운동 왜곡·폄훼 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다”며 “한 마디로 이 책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교과서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잘 꾸며졌다”고 평했다.

한편 책 발간을 기념하는 출판회가 지난달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광주에서는 오는 11일 오후 4시30분 전일빌딩 245 다목적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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