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의무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2024년 02월 29일(목) 00:00 가가
오는 11월 미국의 60번째 대통령 선거는 2020년의 재판이 될 듯하다. 공화당 후보를 뽑는 주요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다시 압승하며, 5개 주에서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미국 CNN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투표 참여 공화당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다. 41%가 올해 대선의 주요 이슈로 이민 정책을 꼽았다. 이는 트럼프의 지지 기반인 백인 블루 컬러들과 연관되어 있다.
트럼프는 집권하면 ‘마가노믹스(MAGAnomics·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를 재가동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가노믹스 가운데 하나가 초강력 이민 억제 정책이다. 이 정책은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출생 시민권 부여 제도 폐지, 일부 국가 출신 미국 입국 금지 등으로 요약된다. 이민자들을 배제시켜 트럼프의 지지 기반인 백인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과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데 있다. 이민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고 국가에 기여하며 ‘위대한 미국’을 만들어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은 지금 당장 일부의 이익을 위해 미래의 이익을 희생 또는 포기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의 압축 성장은 농어촌의 희생을 발판으로 했다. 기반·편의시설을 서울 등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설치했으며,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지속적으로 투입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산업화 이후 이런 저런 이유로 인구를 대거 흡수한 수도권과 대도시들은 급성장한 반면 농어촌은 소멸의 길에 접어들어 더이상 내줄 것이 없어졌다.
‘도시의 승리’의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는 대도시로 몰려든 젊은 농어촌 인재들이 미래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이들이 성장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지방을, 광주는 전남을 부흥시키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이 미래 자신들을 위한 일이다.
/chadol@kwangju.co.kr
‘도시의 승리’의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는 대도시로 몰려든 젊은 농어촌 인재들이 미래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이들이 성장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지방을, 광주는 전남을 부흥시키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이 미래 자신들을 위한 일이다.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