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바로 알기] 노안 - 이태희 보라안과병원 원장
2024년 02월 25일(일) 22:00
뿌연 시야 · 눈 피로…증가하는 30~40대 ‘젊은 노안’
수정체 탄력 감소 근거리 시력 저하
전자기기 사용시간 늘고 피로 누적
돋보기·다초점 안경, 노안라식 도움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로 개선

보라안과병원 이태희(왼쪽) 원장이 책을 볼 때 수시로 뿌옇게 보이는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보라안과 제공>

부리부리한 눈매와 형형한 눈빛, 강렬한 인상으로 유명한 윤두서의 자화상은 조선후기 선비들의 대표적인 초상화이다. 그의 자화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 주변에 동그라미 모양으로 눌린 자국이 보이는데 바로 안경자국이다. 당시의 안경은 테 없이 끈으로 당겨 귀에 거는 실다리 안경이었는데 이를 눈에 꼭 맞게 쓰다 보니 안경렌즈의 자국이 남았던 것이다.

‘정조실록(1799)’에 의하면 정조도 안경을 끼고 조정에 나가느냐 마느냐 하는 고민을 했던 기록이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노안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어쩐지 그 단어는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3040세대 노안 환자 증가세= 우리 눈을 카메라로 비유했을 때 렌즈에 해당하는 부분을 수정체라고 한다. 수정체는 먼 거리를 볼 때 두께가 얇아지고 가까운 글자를 보고 읽을 때는 두께가 두꺼워지는 조절작용을 통해 시야를 확보한다.

노화가 시작되면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조절 능력이 저하되는데 이때 가까운 거리가 잘 안보이게 된다. 노안은 보통 40대 중반부터 시작돼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데, 최근 3040세대의 노안치료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중년안’이라는 단어까지 생겼다.

노안이 발생하면 가까운 거리의 시야가 흐리게 보이거나 책을 읽거나 컴퓨터 작업을 할 때, 눈이 쉽게 피로하고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젊은 연령대에서 이러한 증상으로 시력저하를 의심해 안경 착용 여부를 고민하며 안과에 내원했다가 노안으로 진단받아 당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현대사회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노트북, TV, 태블릿PC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눈이 금방 피로해지기 쉽다. 이처럼 눈이 혹사당하고 피로가 누적되는 환경 때문에 노안이 시작되는 추세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치료방법, 안경이나 노안라식 또는 인공수정체 백내장 수술= 노안의 가장 손쉬운 치료 방법으로는 돋보기 착용하거나 다초점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연령층의 경우 사회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있어 최근에는 눈 상태와 연령을 고려한 노안라식을 받기도 한다. 노안라식은 일종의 짝눈을 만드는 원리인데, 주시안은 멀리 있는 곳이 잘 보이도록 교정하고, 비주시안은 가까이 있는 곳이 잘 보이도록 교정하는 방법이다. 이런 경우는 라식 라섹이 가능할 정도로 각막 두께가 충분해야 하고, 수술 전 렌즈를 착용하여 적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노안과 백내장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경우라면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 수술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단초점 인공수정체가 백내장 수술 후 노안증상이 그대로 남아 가까운 것을 볼 때는 돋보기를 착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존재했다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 중간거리, 원거리 모든 거리를 또렷하게 볼 수 있어 수술 후 안경착용이 필요하지 않아 노안과 백내장을 함께 교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이라고 해서 모두가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인공수정체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개개인의 연령, 안구 특성 등을 안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의 경우나 당뇨, 고혈압과 같은 다른 기저질환이 있다면 현재 건강상태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은 렌즈를 삽입한 이후엔 다른 렌즈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렌즈를 보유한 병원에서 최선의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라안과병원 이태희 원장은 “눈은 아침에 눈을 떠 잠들기 전까지 끊임없이 일하는데 우리는 보통 쉴 때 몸은 쉬고 있지만 눈은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 노안 증상이 나타나는 것 같거나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안과에서 눈 검사를 받고, 몸이 피로하고 지칠 때 편안하게 쉬듯이 눈에도 충분한 휴식을 줘 눈에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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