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 이용주 지음
2024년 02월 24일(토) 09:00
사유를 설파하듯 논설조로 쓴 ‘맹자’나 ‘장자’와는 차이가 있다. 명료한 문답체가 지배적인 ‘논어’와도 거리가 멀다.

‘노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아포리즘과 난해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동안 수많은 판본과 불분명한 해설서로 인해 이해하기 어려운 책 중 하나로 손꼽혀 왔다. 그러나 ‘노자’에는 2500년이 넘는 풍상을 견딘 ‘동양 사상의 진수’가 깃들어 있음이 분명하다. 다만 주관이나 과장된 분석으로 인해 정확한 맥락과 의미를 짚는 해설서가 그동안 부족했던 것이 현실.

광주과학기술원 이용주 교수가 펴낸 ‘이용주의 고전 강독’ 시리즈 두 번째로 ‘노자 도덕경’이 출간됐다. 저자는 기존의 노자 해설본들의 한계로 지적받던 편향 해설(왕필본, 하상공본, 백서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벗어나, 가장 널리 알려진 통행본을 기본으로 다른 판본까지 함께 해석했다.

노자가 강조했던 ‘도’, ‘덕’, ‘치신’, ‘치국’이라는 네 개 주제들을 아우르며 도가사상을 해석한다. 도론, 수양론, 제왕 정치론 등 해석자마다 그동안 주목했던 철학적 요소들을 모두 긍정하면서 열린 해석을 인정한다. 여기에 효용론적 방법론까지 도입, 고전이란 읽는 이의 해석과 시대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한다.

“거(去)는 버린다. 제거한다. 심(甚)은 지나침, 과도함, 즉 방자함이라고 읽을 수 있다. 사(奢)는 사치, 역시 지나침이다. 태(泰)는 편안함, 거만함, 무절제라고 읽을 수 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반대 방향으로의 움직임이 일어난다”

책은 ‘노자’를 언표 단위로 분석한다. 여기에 논리적이고 타당한 주석을 곁들여, 사료에 밀착한 귀납적 해석으로 노자 지식의 일면을 해설한다. <이학사·3만4000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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