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도시 순천, 한국판 ‘K-디즈니’ 꿈꾼다
2023년 11월 06일(월) 00:00 가가
순천시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세계적인 생태·정원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졌다. 인구 28만 명에 불과한 소도시가 박람회 기간 7개월 동안 순천 인구의 35배에 달하는 981만 명이라는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기적을 낳으면서 성공 비결이 주목받고 있다.
10년만에 열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폐막을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서 이미 목표 관람객 800만 명을 넘겨 대박을 예고했다. 입장권과 식음료 판매를 통한 직접 수익금만 333억 원으로 목표 수익금(253억 원)의 130%를 초과 달성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1조 5926억 원의 생산 유발과 2만 5149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할 정도였다. 자치단체를 포함해 510곳의 기관 및 단체가 벤치마킹을 위해 순천을 찾았고 서울과 세종 등 32개 지자체가 정원도시를 선언할 정도였으니 파급 효과가 얼마만큼인지 짐작이 간다.
성공 비결은 노관규 순천시장의 집념과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들의 노력, 자발적인 시민 참여 등 이른바 ‘삼합(三合)’에 있다. 노 시장은 10년 전 세계적인 정원 및 조경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정원박람회를 직접 기획한후 다시 시장이 돼 일선에서 진두지휘했다. 순천시 공무원들도 10년 동안 차곡차곡 전문성을 키워 이젠 전문가만 100여 명에 달할 정도가 됐다. 시민들은 도로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의 교통 불편 등을 묵묵히 참아내며 힘을 보탰다.
순천정원박람회는 시민들의 ‘삶의 질’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행사로 평가할만하다. 순천시는 정원박람회 성공을 계기로 박람회장 인근에 한국형 디즈니랜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집적단지 사업비로 2000억 원을 확보해 놓았다니 허황된 꿈은 아닌듯 싶다. 정원에 애니메이션 산업을 입히는 한국판 K-디즈니 구상이 현실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