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사회가 주는 유쾌함과 불안함…이조흠 ‘인터-페이스’전
2023년 09월 19일(화) 21:07
10월 29일까지 롯데갤러리

‘역삼각형’

오늘의 사회를 연결사회라고 한다. 모바일을 매개로 한 소셜미디어는 점차 ‘연결’에 대한 피로감을 증폭시킨다. 소통이 활성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외로움,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은 늘고 있다. 관계망 이면에 드리워진 사회적 존재와 개인적 존재 사이의 간극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조흠 작가는 그동안 익숙한 캐릭터들과 패턴 등을 모티브로 현대인의 삶과 정체성을 묻는 작품을 표현해왔다. 작가는 유년기의 표상인 만화 캐릭터들을 매개로 향수는 물론 사회 시스템에 매몰된 현대인들의 불안 문제 등을 제시한다.

이조흠 작가의 개인전 ‘인터-페이스’이 롯데갤러리에서 오는 10월 29일까지 열린다. 작품은 개인의 고단함과 사회 시스템 안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좌절, 존재의 의미를 탐색한다.

이 작가는 “특별함과 평범함, 이 두가지 가치를 두고 스스로 돌아본다. 그룹, 집단, 카테고리를 통해 내가 어디쯤 있는지 파악해본다”며 “자세히 보면 우리는 너무나 다르지만 멀리서 보면 너무나 닮아 있다”고 말한다.

작품 ‘역삼각형’은 역삼각형에, 타원형으로 표상화 된 우리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유쾌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은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평범함 속에 드리워진, 획일적인 연결과 단조로운 선들이 보여주는 것은 사회관계망에 드리워진 견고한 ‘사슬’이다.

작품은 궁극적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행복한가?’라고. 얼핏 불행하고 부정적으로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작가의 의도는 마냥 한쪽에 치우치지는 않는다. 여기에 반전이 있다. 작품이 함의하는 의미와 표현 방식, 환기하는 어법은 발랄하면서도 유쾌하기 때문이다. 절묘한 조화와 균형이 바로 이 작가 작품이 주는 미덕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은하 콜렉티브오피스 대표는 “이 작가의 작품은 비판 정신과 철학적 개념을 담고 있지만 결코 유쾌함과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데 특징이 있다”며 “우리들 사이의 투명한 선과 경계는 한편으로는 상호교류라는 시너지를 함의하고 있어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한편 이조흠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학을 졸업했으며 스페이스 9의 ‘circle of life’전, 10년 후 그라운드의 ‘3×3=8’ 전 등 개인전, ACC의 ‘반디산책: 지구와 화해하는 발걸음’ 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광주시립미술관 국제레지던시, 북경 BSC 레지던시 등 다수의 레지던시 초청작가로도 활동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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