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자전거 투어] 500명 빗속 라이딩…가을빛 물든 1004섬 즐기다
2023년 09월 17일(일) 18:10
대광해변·튤립공원 지도·임자도 명소
임자대교 개통 후 첫 개방 절경 선사
가족·친구와 48㎞ 은륜의 행복 만끽
천일염 기념품에 경품추첨으로 마무리

‘2023 신안 자전거 투어’ 2차 행사가 열린 지난 16일 오전 참가자들이 신안군 지도에서 임자도로 향하는 연장 4.99㎞ 임자대교를 달리고 있다. 임자대교는 지난 2021년 개통한 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자전거 주행자들에게 개방됐으며, 이날 참가자들은 진행요원과 경찰의 교통통제·안전관리를 받으며 질서 있게 완주했다.

전국 자전거 동호인 500명이 임자대교를 두 바퀴로 누비며 ‘1004섬 신안’의 절경을 만끽했다.

‘2023 신안 자전거 투어’ 2차 행사가 지난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신안 지도·임자도 일대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1004스포츠클럽이 주최하고 더 바이크가 운영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신안군, (사)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가 후원했다.

이날 서울과 경기, 충남 당진, 전북 고창 등 전국 각지에서 자전거 동호인 500명이 신안에 모여 은륜 여행의 즐거움을 맛봤다.

대회는 신안 지도·임자도의 명소를 오롯이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경쟁’으로 치러졌다.

‘2023 신안 자전거 투어’ 2차 행사가 열린 지난 16일 참가자들이 반환점인 임자도 대광해수욕장에서 12㎞ 펼쳐진 백사장의 절경을 만끽하며 달리고 있다.
‘열린 대회’의 취지에 맞게 행사장 곳곳에서는 3인용 자전거를 탄 꼬마들과 아버지, 2인용 자전거에 몸을 실은 연인 등 이색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2열로 대열을 맞춘 참가자들은 지도읍 젓갈타운 축구장을 출발해 임자대교∼전장포항∼대광해수욕장~튤립공원~임자대교∼젓갈타운 축구장(폐회)으로 이어지는 48㎞ 구간을 달렸다. 안전한 주행을 위해 참가자들은 시속 20~25㎞를 지켰고, 임자대교에서는 15㎞ 속도로 서행했다.

이번 주행의 묘미는 연장 4.99㎞의 임자 1·2대교였다.

지도에서 수도를 지나는 임자 2대교와 수도에서 임자도로 들어가는 임자 1대교는 같은 서해안이어도 지점마다 색다른 경치를 선사했다.

김재광 신안군 부군수는 “임자대교는 평소 자전거 통행이 제한돼왔지만, 이번 행사를 위해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빗장을 열었다”며 “신안 관광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임자대교를 건너며 추억을 만들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신안의 500개 넘는 해변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임자대교를 건너 정면 방향으로 향하지 않고 오른쪽 해안도로를 따라 전장포항을 찾았다.

전장포항은 ‘전국 최대 새우젓 고장’인 신안군 임자면을 상징하는 장소 중 한 곳이다. 인근에는 젓갈 저장과 숙성을 위한 ‘새우젓 토굴’이 있다. 참가자들은 전장포항에서 주최 측이 나눠준 간식을 먹으며 잠시 숨을 돌렸다.

꿀맛같은 휴식 뒤 대광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불청객이 들이닥쳤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햇볕이 쨍쨍했지만, 급작스럽게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강한 바람을 몰고 온 비는 대회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갑자기 내린 비에 참가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넓게 펼쳐진 튤립공원과 대광 해변을 만나니 금세 미소를 찾았다.

대광해수욕장은 비금도 명사십리해수욕장과 암태도 추포해수욕장, 도초도 시목해수욕장과 함께 신안군의 4대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백사장 너비는 300m, 길이는 12㎞에 달한다. 따뜻한 수온과 깨끗한 수질, 경사가 완만한 수심 등이 국제 인증 평가에서 호평을 받아 지난 2021년 4월 ‘블루 플래그 국제 해변’에 선정되기도 했다. 매해 4월 해변 옆 튤립공원에서는 600만 송이의 튤립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오색 물결을 일렁인다. 이곳은 최신 야영시설과 잔디운동장, 체육시설, 승마 체험, 소형 오픈카(ATV) 등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대광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신안군청소년수련관에서 참가자들은 점심을 먹은 뒤 주행을 이어갔다.

임자대교를 또다시 건너고 곳곳에서 경사 길과 굽잇길을 만났지만, 완주를 향한 참가자들의 도전 정신을 꺾지 못했다.

대회 종점인 젓갈타운에 들어설 때 참가자들의 환한 미소는 빗줄기 속에서도 완연하게 보였다.

‘2023 신안 자전거 투어’가 열린 지난 16일 오전 지도읍 젓갈타운 축구장에서 500여 자전거 동호인이 출발을 알리는 총성과 함께 경쾌하게 질주를 시작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신안의 특산품인 천일염 등 기념품을 받고 냉장고·전기 밥솥 등 경품 추첨을 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회에 참가한 장성환(66·전북 고창)씨는 “그동안 증도와 퍼플섬 반월 박지도 등 여러 차례 신안을 여행해왔지만 신안이 자전거 여행의 최적지라는 사실을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알았다”며 “앞으로 압해도, 자은도, 암태도 등 신안지역 8개 구간 500㎞로 이어지는 ‘신안 섬 자전거길’을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 국비 사업으로 선정된 ‘2023 신안 자전거 투어’는 섬 지역의 다양한 관광자원과 스포츠를 결합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스포츠 진흥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신안군은 자전거 동호인에게 신안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자전거 행사를 열고 있다. ‘2023 신안 자전거 대회’ 1차 행사는 지난 6월 신안 비금·도초면 일대에서 열렸다.

/신안=이상선 기자 sslee@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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