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들’ 가을호…팬데믹 이후 철학 지형 등 조명
2023년 09월 11일(월) 10:36 가가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는 많은 분야에서 변했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팬데믹은 이전과 다른 사유의 장소를 열어주었다 할 수 있다. 팬데믹이 철학의 지평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지역에서 발간하는 종합문예지 ‘문학들’(통권 73호)이 가을 특집으로 ‘팬데믹 이후의 생명 정치 담론’을 다뤘다.
서동진 계원예술대 융합예술학과 교수는 ‘바이러스와 자본’이라는 주제의 글에서 팬데믹 이후 세계가 크게 달라진 것처럼 수다스럽게 생각하지 않기를 주문한다. 그는 “코론나 팬데믹을 유사(類似) 존재론화하면서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시대 구분을 도입하고 자못 대단한 철학적 성찰이 필요한 것처럼 너스레를 떠는 것”을 “경계”하라고 요청한다.
윤병언 번역가는 ‘각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모두의 생명이다’라는 주제의 글에서 “전염병 같은 자연의 재해생산기계가 작동되는 순간 대두될 문제점들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종류의 재해이든, 그것은 사회적 실체에 대한 이해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뉴광주리뷰: 용서와 화해 그리고 광주’에서는 전우원 씨의 방문을 생각해보는 글이 실렸다. 김꽃비의 ‘광주다운 용서와 화해’, 이재의의 ‘‘전우원 사죄’가 남긴 묵직한 울림’, 임정빈의 ‘2022년 5·18 신진연구자 원크숍을 기억하며’는 새로운 숙제와 다양한 생각거리를 준다.
조태일문학상과 문학들작품상 소식도 실려 있다. 고재종 시인의 ‘독각’, 최두석 시인의 ‘두루미의 잠’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인공지능 시대를 건너가는 법을 안내”하고 있다.
문학들작품상은 신진숙 작가의 시 ‘바람의 집’이 선정됐다. 시인은 “저 숟가락 같은 소요 속 알 수 없는 숙연함으로 고요해지는 중심”에서 앞으로의 시작에 대한 다짐을 건넨다.
리뷰에서는 조성국 시인이 송만철, 최승권, 김정원, 한종근, 신남영 시인의 시집을 소개하고 김영삼 평론가는 김신운 장편 ‘구름 관찰자’를 읽어낸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지역에서 발간하는 종합문예지 ‘문학들’(통권 73호)이 가을 특집으로 ‘팬데믹 이후의 생명 정치 담론’을 다뤘다.
윤병언 번역가는 ‘각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모두의 생명이다’라는 주제의 글에서 “전염병 같은 자연의 재해생산기계가 작동되는 순간 대두될 문제점들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종류의 재해이든, 그것은 사회적 실체에 대한 이해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문학들작품상은 신진숙 작가의 시 ‘바람의 집’이 선정됐다. 시인은 “저 숟가락 같은 소요 속 알 수 없는 숙연함으로 고요해지는 중심”에서 앞으로의 시작에 대한 다짐을 건넨다.
리뷰에서는 조성국 시인이 송만철, 최승권, 김정원, 한종근, 신남영 시인의 시집을 소개하고 김영삼 평론가는 김신운 장편 ‘구름 관찰자’를 읽어낸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