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고속철도 복선화가 오히려 경제성 높다
2023년 09월 07일(목) 00:00
얼마 전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발의됐다는 소식이 지역민들을 들뜨게 했다. 여야 국회의원 261명이 서명해 헌정 사상 가장 많은 국회의원이 참여한 법안으로 기록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니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 추진될 것으로 알려져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특별법 법안의 기본 방향에 ‘철도를 단선으로 추진하고 향후 미래 수요를 감안해 복선화 및 첨단화를 추진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영호남 숙원사업인 달빛고속철도가 경제성이 낮은 저속철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단선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공사비 때문이다. 단선 철도 건설 비용은 복선의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당장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는 근시안적 태도다.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단선으로 추진했다가 다시 복선으로 할 경우에는 최소 10년이 더 걸리고 그동안 저속철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복선으로 건설할 경우 비용은 30% 가량 늘어나지만 운행 횟수 등 선로 용량은 4~5배 늘어 경제성 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긴축재정을 내세워 단선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데 법안의 기본 방향에 복선화를 명시해 애초부터 호남선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호남선은 착공 54년 만이자 복선화 추진 35년 만에 완공되면서 차별의 상징이 됐다.

달빛고속철도는 영호남 화합과 교류의 상징성도 크다. 추진 20여년 만에 특별법 발의라는 성과를 이뤄낸 만큼 애초부터 경제성 없는 저속철이 되지 않도록 복선으로 추진해야 한다. 국가, 지자체, 국가철도공단 등으로 다양화 돼 있는 사업시행자도 철도의 건설과 유지 관리를 맡는 국가철도공단으로 일원화 해 사업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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