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성진 스님 “한국인의 비빔밥 정신, 국가 경쟁력 될 것”
2023년 09월 06일(수) 20:35 가가
4대 종단 ‘중창단’ 결성했듯이
문화·종교적 결속력 뛰어난 민족
극단 치닫는 사회갈등은 아쉬워
문화·종교적 결속력 뛰어난 민족
극단 치닫는 사회갈등은 아쉬워


성진 스님이 지난 5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종교로 보는 화합과 갈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한국 사람들에게는 비빔밥 정신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보수적인 것 같으면서도 세계에서 종교 간 화합이 가장 잘 이루어지는 나라 중 하나이지요. 마치 비빔밥처럼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함께 섞이고 어울리는 것에 큰 거리낌이 없는 편이죠. 이러한 국가적 특성은 한국만의 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진 스님(성관사 주지·사진)이 지난 5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제11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2학기 개강 강사로 나섰다. 그는 BBS 불교방송 라디오와 아침마당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주요 저서로는 ‘성진 스님의 행복공양간’, ‘내 걱정 어디서 왔을까’가 있다.
한국종교인 평화회의(KCRP) 종교간의 대화위원장과 대한불교 조계종 국제위원 등으로 재임 중인 성진 스님은 ‘종교로 보는 갈등과 화합’을 주제로 원우들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4대 종단 성직자들과 함께 결성한 ‘만남 중창단’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작년 여름 하성용 신부·김진 목사·원불교 박세웅 교무와 함께 ‘만남 중창단’을 결성했습니다. 다양한 종단의 남성 성직자들이 중창단을 꾸린 것은 한국에서 ‘만남 중창단’이 처음일 겁니다. 사실 이 광경은 해외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일이죠. 실제로 해외에서 열리는 종교 간 대화에 참석해보면 다른 종교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같이 선언문을 읽는 것 뿐이었습니다.”
‘벽 중에 제일 높은 벽이 종교의 벽’이라는 말처럼 종교 간 믿음의 차이를 뛰어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들은 문화적 결성이 뛰어난 민족이라고 말한다. 여러 종교인이 모여 함께 활동하는 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작은 공통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금세 ‘우리’가 됩니다. 모두가 손잡고 어울리는 강강술래처럼, 아리랑 한 번만 부르면 어떤 적도 한 편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한국은 그런 나라입니다. 우리는 종교를 하나의 문화로 엮어나갈 수 있는 DNA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만의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계층 간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종교 간 교류가 이 정도 이루어질 정도면 못할 게 없을 것 같다가도 요즘 사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사회가 현대화되면서 다양한 의견이 자연스럽게 표출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자신과 다른 의견은 배척하는 양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남 중창단’은 종교인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회의 벽을 허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출발했다. 보수적이고 배타성이 짙은 종교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모습은 신도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 이들이 ‘노래’를 선택한 이유도 노래는 성별, 언어, 종교 등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중창단이 요양원에 봉사활동을 가면 트로트를 부릅니다. 단 5분이면 모든 사람들이 함께 울고 웃어요. 30년간 아무리 ‘화합해야 한다’고 떠들어봤자 소용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종교인이 모여 함께 부르는 노래 한 곡이 더 효과적이었죠.”
그는 종교계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듯 머지않아 사회 분위기도 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종교가 서로 화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다양한 의견이 섞이고 서로를 존중하다 보면 우리나라 또한 언젠가는 화합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사람들은 종교가 보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적이라는 말은 ‘믿음을 다른 것과 바꾸지 않는다’는 의미죠. 목사와 신부가 법당에서 노래를 연습한다? 10년 전이었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러나 현재는 모든 신도들이 저희의 노래에 맞춰 다같이 박수를 칩니다. 문화는 그렇게 섞이고 변화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번 강의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의견을 수용하고 타인과 화합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하며 강의를 마쳤다.
한편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다음 강좌는 오는 12일 오후 7시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가 맡는다.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한국종교인 평화회의(KCRP) 종교간의 대화위원장과 대한불교 조계종 국제위원 등으로 재임 중인 성진 스님은 ‘종교로 보는 갈등과 화합’을 주제로 원우들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4대 종단 성직자들과 함께 결성한 ‘만남 중창단’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작은 공통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금세 ‘우리’가 됩니다. 모두가 손잡고 어울리는 강강술래처럼, 아리랑 한 번만 부르면 어떤 적도 한 편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한국은 그런 나라입니다. 우리는 종교를 하나의 문화로 엮어나갈 수 있는 DNA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만의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계층 간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종교 간 교류가 이 정도 이루어질 정도면 못할 게 없을 것 같다가도 요즘 사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사회가 현대화되면서 다양한 의견이 자연스럽게 표출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자신과 다른 의견은 배척하는 양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남 중창단’은 종교인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회의 벽을 허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출발했다. 보수적이고 배타성이 짙은 종교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모습은 신도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 이들이 ‘노래’를 선택한 이유도 노래는 성별, 언어, 종교 등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중창단이 요양원에 봉사활동을 가면 트로트를 부릅니다. 단 5분이면 모든 사람들이 함께 울고 웃어요. 30년간 아무리 ‘화합해야 한다’고 떠들어봤자 소용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종교인이 모여 함께 부르는 노래 한 곡이 더 효과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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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교가 보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적이라는 말은 ‘믿음을 다른 것과 바꾸지 않는다’는 의미죠. 목사와 신부가 법당에서 노래를 연습한다? 10년 전이었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러나 현재는 모든 신도들이 저희의 노래에 맞춰 다같이 박수를 칩니다. 문화는 그렇게 섞이고 변화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번 강의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의견을 수용하고 타인과 화합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하며 강의를 마쳤다.
한편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다음 강좌는 오는 12일 오후 7시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가 맡는다.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