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자영업자…적극적인 민생 대책 필요
2023년 08월 29일(화) 00:00
경기침체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까지 겹쳐 곳곳에서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나주 혁신도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40대 가장 임모씨는 버티다 못해 최근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2015년 학원 운영을 시작해 코로나19에도 근근히 버텨왔는데 전남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아 은행에서 빌린 3000만원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것이다.

임씨처럼 자금난으로 막다른 길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광주·전남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증사고율은 광주신보가 4.22%, 전남신보가 4.3%로 1년 전에 비해 2.63%와 2.82% 포인트씩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단이 돈을 대신 갚은 비율인 대위변제율도 광주신보와 전남신보 모두 2.92%로 2% 포인트 가량 늘었다. 올 상반기 보증사고 금액도 광주신보 258억 원, 전남신보 267억 원으로 이미 지난 한해 사고 금액 247억 원과 248억 원을 넘어섰다. 영세 소상공인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한 여파가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다음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이 종료된다는데 있다. 금융권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당시 정부 방침에 따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는데 다음달 말부터 혜택이 사라진다. 벌써부터 자영업자들 사이에 9월 위기설이 나도는 이유다. 광주 원도심 상권을 대표하는 충장로는 공실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지역경제의 말초혈관이 막히는 것과 같다. 무조건 지원하는 것도 문제지만 막힌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지원은 필요하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적극적인 민생 대책으로 위기에 처한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것이 골목상권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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