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 더불어 함께’ 새로운 도약을 꿈꾸다
2023년 08월 21일(월) 19:55 가가
국제다므기문화예술교류협회
10주년 전시 24일까지 조선대 미술관
장애·비장애 예술인 130명 참여
소통 촉진·상호문화교류 장 확대
10주년 전시 24일까지 조선대 미술관
장애·비장애 예술인 130명 참여
소통 촉진·상호문화교류 장 확대
10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의미한다. 어느 분야든 10년의 시간을 지속해 이어온다는 것은 쉽지 않다.
올해로 10년째 장애 예술인들과 사회적 취약계층인들의 문화 예술 활동을 이끌어온 단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더불어, 함께라는 뜻을 담고 있는 ‘다므기’가 주인공. 구체적으로 ‘나눔과 친교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랑의 문화운동’이다. 정식 명칭은 국제다므기문화예술교류협회이며, 위원장은 정한울 작가가 맡고 있다.
지난 2014년 창립돼 올해로 만 10주년을 맞은 다므기가 ‘2023 다므기-새로운 도약을 위해’전을 조선대 미술관(24일까지)에서 열고 있다. 130명의 작가가 모두 1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장애, 비장애 예술인들 간의 소통을 촉진하고 상호 문화 교류의 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한울 작가는 “이번 10주년은 과거의 시간을 토대로 내일의 10년을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는 계기이기도 하다”며 “지나온 시간을 매듭짓고 그것의 바탕 위에서 새로운 역사를 향해 나아가는 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간”이라면서 “향후에는 장애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모티브로 한 전시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장애 예술인 60명을 비롯해 비장애 예술인 70명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단체도 다양하다. 한국미술협회광주광역시지부를 비롯해 광주구상작가회, 광주미술작가회, 광주가톨릭작가회 뿐 아니라 대구구상작가회, 울산구상작가회, 부산구상작가회 등 타 지역 단체에서도 참여했다.
올해 공동추진위원장인 조영대 신부는 “‘다므기’! 그들이 외적으로 금이 가 보이지만 그 상처와 아픔으로 오히려 순수와 포용, 상련(相憐)의 흐름을 일으키는 사랑의 항아리”라며 “다므기가 문화 예술을 통한 사랑의 동행운동단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랑의 항아리들이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한울 작가가 장애 예술인들의 문화활동, 문화향유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친구 때문이었다. 오래 전 친구가 초대전을 여는데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것을 알게 됐다. 일반적인 조건과 동떨어진 계약으로 전시를 하는 것이 맘에 걸렸다. “친구가 마음 편하게 전시를 할 수 있게 해줘야겠다”는 마음이 오늘에까지 이르게 됐다.
정한울 작가도 어렸을 때 청각 장애를 앓았기에 누구보다 장애 예술인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물론 지금은 수술을 통해 말을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는 “귀가 잘 안 들리던 시간이 많다 보니 장애인 예술가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무엇보다 예술이라는 분야를 통해서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동등하게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언급했다.
언급한대로 전시장에는 장애, 비장애 예술인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김태균 청각장애 작가의 ‘돌고래의 꿈’은 환상적이면서도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석양이 물드는 시간, 머나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두 남녀의 머리 위로 노을빛 고래들이 하늘을 유영하고 있다. 남녀가 바라보는 것은 하늘을 나는 돌고래의 모습인지 그 너머의 이상향에 대한 기원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정한울 작가의 ‘홍매화’는 한겨울 삭풍을 견디고 피어난 매화의 화사한 꽃망울이 인상적이다. 작품은 시기는 다를지언정 꽃은 언제나 핀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하는 듯하다.
금미란 작가의 ‘landscape’는 성하의 계절 수목이 우거진 계곡의 모습을 담고 있다. 계곡물이 차오른 웅덩이는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어 보는 이에게 청량감을 선사하며, ‘봄소식’이 주는 화사함은 사소한 근심까지도 털어내게 한다.
이밖에 류재웅 작가의 ‘산수유’, 최명영 작가의 ‘행복 나누기’ 등 저마다 작품세계를 열어온 여러 작가들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한편 국제다므기문화예술교류협회 황인원 회장은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장애, 비장애 작가들의 미술작품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의 미술작품, 시각장애인들의 사진작품이 함께 어우러진 예술의 장을 펼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올해로 10년째 장애 예술인들과 사회적 취약계층인들의 문화 예술 활동을 이끌어온 단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14년 창립돼 올해로 만 10주년을 맞은 다므기가 ‘2023 다므기-새로운 도약을 위해’전을 조선대 미술관(24일까지)에서 열고 있다. 130명의 작가가 모두 1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장애, 비장애 예술인들 간의 소통을 촉진하고 상호 문화 교류의 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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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다므기’가 24일까지 조선대 미술관에서 ‘2023 다므기-새로운 도약을 위해’ 전을 열고 있다. |
이번 전시회에는 장애 예술인 60명을 비롯해 비장애 예술인 70명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단체도 다양하다. 한국미술협회광주광역시지부를 비롯해 광주구상작가회, 광주미술작가회, 광주가톨릭작가회 뿐 아니라 대구구상작가회, 울산구상작가회, 부산구상작가회 등 타 지역 단체에서도 참여했다.
올해 공동추진위원장인 조영대 신부는 “‘다므기’! 그들이 외적으로 금이 가 보이지만 그 상처와 아픔으로 오히려 순수와 포용, 상련(相憐)의 흐름을 일으키는 사랑의 항아리”라며 “다므기가 문화 예술을 통한 사랑의 동행운동단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랑의 항아리들이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한울 작가가 장애 예술인들의 문화활동, 문화향유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친구 때문이었다. 오래 전 친구가 초대전을 여는데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것을 알게 됐다. 일반적인 조건과 동떨어진 계약으로 전시를 하는 것이 맘에 걸렸다. “친구가 마음 편하게 전시를 할 수 있게 해줘야겠다”는 마음이 오늘에까지 이르게 됐다.
정한울 작가도 어렸을 때 청각 장애를 앓았기에 누구보다 장애 예술인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물론 지금은 수술을 통해 말을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는 “귀가 잘 안 들리던 시간이 많다 보니 장애인 예술가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무엇보다 예술이라는 분야를 통해서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동등하게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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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미란 작 ‘봄소식’ |
김태균 청각장애 작가의 ‘돌고래의 꿈’은 환상적이면서도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석양이 물드는 시간, 머나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두 남녀의 머리 위로 노을빛 고래들이 하늘을 유영하고 있다. 남녀가 바라보는 것은 하늘을 나는 돌고래의 모습인지 그 너머의 이상향에 대한 기원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정한울 작가의 ‘홍매화’는 한겨울 삭풍을 견디고 피어난 매화의 화사한 꽃망울이 인상적이다. 작품은 시기는 다를지언정 꽃은 언제나 핀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하는 듯하다.
금미란 작가의 ‘landscape’는 성하의 계절 수목이 우거진 계곡의 모습을 담고 있다. 계곡물이 차오른 웅덩이는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어 보는 이에게 청량감을 선사하며, ‘봄소식’이 주는 화사함은 사소한 근심까지도 털어내게 한다.
이밖에 류재웅 작가의 ‘산수유’, 최명영 작가의 ‘행복 나누기’ 등 저마다 작품세계를 열어온 여러 작가들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한편 국제다므기문화예술교류협회 황인원 회장은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장애, 비장애 작가들의 미술작품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의 미술작품, 시각장애인들의 사진작품이 함께 어우러진 예술의 장을 펼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