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출신 한국화가 월아 양계남 전 조선대 교수 별세
2023년 08월 05일(토) 20:45

고(故) 양계남 교수

지역 원로 한국화가인 월아(月娥) 양계남 전 조선대 교수가 4일 별세했다. 향년 79세.

보성출신인 양 교수는 의재 허백련 문하에서 한국화를 배웠으며 조선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오랫동안 조선대 미술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지난 2010년 정년퇴임했다.

평생을 독신으로 그림과 함께 살아온 고인은 정년퇴임을 기념해 자신의 호를 딴 월아미술상을 제정해 한국화를 전공한 후학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고인은 고교 시절부터 의재 허백련으로부터 사군자를 익혔으며 문기 넘치는 작품을 구사한 초기와 달리 70년대 후반부터는 전통 민예품의 장식을 화면에 도입하는 등 변형을 시도했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는 수묵화의 전통을 벗어나 색채 산수화에 천착했다. 2000년대 이후로는 채색산수와 함께 종교적 염원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병행해왔다.

양계남의 회화의 특질은 동양 정신에의 충일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자수를 모델로 한 정교한 세필묘사를 통해 한국적 문양과 색채에 깊이 탐닉했는데 특히 난꽃잎 준법이라는 독특한 준법을 구사했다.

특히 고인의 트레이드마크인 난꽃잎 준법은 무령왕비관의 초화(草花)형태의 관식(冠飾)을 양식화 하고 한켠에 부채모양의 공간을 설정해 사슴의 형상을 배치하는 설화적 요소를 도입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였던 양 교수는 한지에 붉은 색과 보라색, 푸른색과 녹색 바탕에 성작과 성체, 십자가 등을 배치해 이색적인 화면을 창출하기도 했다.

제자이며 한국화 화가인 박홍수 조선대 교수는 “선생님은 초창기에는 의재 계열 풍의 작품을 했으며 이후에는 모던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채색을 했다”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천주교 신자이다 보니 성화와 관련한 모티브를 회화적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대 한국화 졸업생들로 이루어진 선묵회를 중심으로 올해의 미술상을 제정해 제자들을 후원했다”며 “학부에도 매년 2~3명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줘서 전시회를 열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인의 유해는 조선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으며 발인은 6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망월동 영락공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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