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동행해온 40주년의 연극사, 극단 ‘토박이’가 펼치는 세 편의 창작극…11일부터
2023년 08월 03일(목) 11:32
8~11월 창작극 세편 공연
11~12일 ‘새는 앉는 곳마다 깃이…’
10월 13~14일 ‘꽃이여 바람이여’
11월 17~18일 ‘버스킹(king) 버스’

‘꽃이여 바람이여’ 공연 사진 <극단 토박이 제공>

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터를 잡은 사람을 ‘토박이’라 칭한다. 이들은 지역의 역사 그 자체인 동시에, ‘로컬리티의 미래’까지 견지해 내는 핵심 동력이 되곤 한다.

1983년 11월에 창단한 이래 광주에 거점을 두고 활동해 온 극단 토박이가 ‘창단 40주년 굿 스테이지 페스티벌’을 연다. 이번 공연은 총 세 편의 창작극을 8월부터 11월까지 매월 한 편씩 선보이는 축제 형식으로 선보인다.

먼저 오는 11일(오후 7시 30분)과 12일(오후 2시, 5시) 연극 ‘새는 앉는 곳마다 깃이 떨어진다’가 동구 민들레소극장에서 열린다. 작품은 현대사의 질곡을 관통하며 민족이 마주했던 ‘분단’과 ‘통일’의 문제를 초점화한다.

‘새는 앉는 곳마다 깃이 떨어진다’에 오르는 김태영씨 <극단 토박이 제공>
작품은 평안도가 고향인 ‘이 노인’과 ‘서 노인’의 병실 만남으로 시작된다. 먼저 입원한 이 노인은 같은 지역 출신의 서 노인에게 관심을 갖지만, 형사가 방문하면서 서 노인이 ‘비전향 장기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둘은 적개심을 갖고 한 병실에서 동상각몽 하지만 역사의 소용돌이가 서로의 상흔을 겹쳐보게 만드는 이야기.

1998년 초연된 후 부산, 대구 등에서 공연됐으며 ‘2000 과천세계마당극축제’ 공식참가작, 전국민족극한마당 수상작이기도 하다. 송은정, 나창진의 원작을 극단 토박이가 각색했으며 임해정, 김정훈, 임채빈, 정수린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 오는 10월 13일(오후 7시 30분), 14일(오후 2시, 5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꽃이여 바람이여’도 감상할 수 있다. ‘bravo my life’라는 부제로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낡고 오래된 ‘브라보 원룸 하우스’에서 펼쳐지는 갈등극.

원룸에는 주인 김찬식과 세입자 이봉숙, 강미남. 그리고 공시생 변남호가 거주하고 있다. 이곳 거주자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살아간다. 원룸은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해 김찬식은 골머리를 앓고, 음악인을 꿈꾸던 변남호는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활한다. 이봉숙과 강미남은 노인복지센터에 다니는 것이 유일한 일과. 저마다 처지는 다르더라도 고통을 나누는 ‘이웃’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던 어느날 강미남이 치매를 앓기 시작하며 갈등이 시작되는데…….

작품은 인간성의 상실과 고령사회가 수반하는 문제들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계층 간의 갈등과 사회적 문제를 풀어가는 해답을 비유적으로 제시한다.

오월극 ‘버스킹 버스’ 공연 사진 <극단 토박이 제공>
끝으로 11월 17일(오후 7시 30분)과 18일(오후 2시, 5시)에는 오월극 ‘버스킹(king) 버스’가 준비돼 있다. 광주에 운행 중인 518번 시내버스를 소재로 5·18의 가치, 상징성, 용서와 화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오월 연극을 표방하는 작품이다.

518번 시내버스의 운전수 ‘안 기사’는 운행 시간을 지키지 못해 해고 통보를 받았다. 간곡한 부탁 끝에 딱 하루 다시 기회를 얻은 안 기사는 굳은 결의로 승객들을 맞이한다. 여고생, 할머니, 의문의 남자 등이 오르는데, 의문의 남자가 1980년 당시 계엄군이었던 사실을 밝히며 승객들과 충돌이 일어난다. 과연 518번 버스는 순항하고 안 기사는 무사히 복직할 수 있을까?

한편 극단 토박이는 그동안 ‘금희의 오월’, ‘모란꽃’, ‘마중’, ‘오! 금남식당’, ‘저승에 온 별’ 등 다양한 오월극을 선보여 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오월극’이라는 목표에 걸맞은 주제 의식을 형상화할지 관객들의 기대를 끈다.

무료 공연. 사전 공연예약은 극단 토박이 문의.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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