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현재진행형 ‘인간 윤상원’ 이야기
2023년 07월 24일(월) 20:30 가가
극단 ‘죽도록달린다’ 음악극
‘상원 : 지워지지 않는 기억’
28~29일 광산문예회관
‘상원 : 지워지지 않는 기억’
28~29일 광산문예회관
“오늘 우리는 패배할 것이나 영원히 패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계엄군 진압 작전 하루 전인 1980년 5월 26일, 윤상원 열사가 외신기자들에게 전했던 목소리는 아직까지도 울림을 남긴다. 마치 역사의 승리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듯 자신만만하게 느껴진다. 옛 전남도청 2층에서 산화하던 최후의 순간까지도 민주화의 기수(旗手)로, 시민군의 대변인으로 살았던 그의 행적은 오늘날 광주에도 귀감이 된다.
극단 ‘죽도록달린다’는 음악극 ‘상원: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오는 28일(오후 7시 30분), 29일(오후 2시, 6시) 3회에 걸쳐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연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평범했던 젊은이이자 오월 그날, 신군부의 폭거에 맞서 싸웠던 시민군 고(故) 윤상원 열사.
극은 1950년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3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청년 윤상원(왕하성)의 평범한 일상을 먼저 보여줄 예정이다. 주택은행에 취직한 뒤 서울 봉천동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청년의 초상은 우리네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선후배들이 하나둘씩 수배자가 돼 자취방으로 도망쳐 오는 모습을 보며 윤상원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다. 사명감을 느낀 그는 곧장 사직서를 제출한 뒤 광주로 내려온다.
이어 윤상원은 오월 광주에서 박기순(김혜인)의 제안으로 들불야학 강단에 오른다. 다양한 노동자들에게 저항언론 ‘투사회보’를 만들어 5·18 민중항쟁의 진실을 전하는 사회운동을 전개하는 등, 민주화운동의 일선에서 ‘항변의 목소리’가 되어 왔다.
역사 속 사실처럼 1980년 전두환은 광주로 탱크와 헬리콥터를 보낸다. 윤상원은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는 전남도청 민원실로 걸어 들어가 끝까지 신군부의 압제에 저항한다는 내용의 시놉시스를 갖고 있다.
한편 연출에 서재형이 나섰으며 작사에 한아름, 작곡에 2019 대한민국 작곡상을 수상한 황호준이 동참했다. 김상윤 역에 오찬우, 김영철(이천영), 박용준(김재형), 박관현(이은석) 등이 무대에 올라 연기를 펼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음악극’을 표방하는 만큼, 5·18에 얽힌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익숙한 노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이 노래는 윤상원 열사와 박기순 열사가 영혼 결혼식을 올리며 영령들의 넋을 기린 헌정곡이기도 하다. 이날 공연장에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등의 노랫말을 감상하는 묘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작품이 시의적인 이유는 윤상원 열사에 대한 아픔이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5일 광주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신봄메)는 윤상원 열사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아직까지도 수많은 투사들의 유족과 당사자들이 신군부의 폭압 아래 겪었던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기에, 이번 공연이 광주민중항쟁의 아픔을 잠시나마 승화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서재형 연출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랜선 공연으로 만나뵌 뒤, 3년만에 광주에 찾아오게 됐다”며 “고(故) 윤상원 열사의 고향인 광산구에서 진행하는 공연이기에 더 뜻깊다. 우수한 배우들과 스태프가 최선을 다해 ‘인간 윤상원’의 이야기를 담았으니, 열사들을 기리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석 1만4000원, S석 8000원. 문의 광산구 문화예술과.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계엄군 진압 작전 하루 전인 1980년 5월 26일, 윤상원 열사가 외신기자들에게 전했던 목소리는 아직까지도 울림을 남긴다. 마치 역사의 승리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듯 자신만만하게 느껴진다. 옛 전남도청 2층에서 산화하던 최후의 순간까지도 민주화의 기수(旗手)로, 시민군의 대변인으로 살았던 그의 행적은 오늘날 광주에도 귀감이 된다.
극은 1950년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3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청년 윤상원(왕하성)의 평범한 일상을 먼저 보여줄 예정이다. 주택은행에 취직한 뒤 서울 봉천동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청년의 초상은 우리네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선후배들이 하나둘씩 수배자가 돼 자취방으로 도망쳐 오는 모습을 보며 윤상원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다. 사명감을 느낀 그는 곧장 사직서를 제출한 뒤 광주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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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상원’의 공연 장면. <죽도록달린다 제공> |
특히 이번 공연은 ‘음악극’을 표방하는 만큼, 5·18에 얽힌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익숙한 노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이 노래는 윤상원 열사와 박기순 열사가 영혼 결혼식을 올리며 영령들의 넋을 기린 헌정곡이기도 하다. 이날 공연장에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등의 노랫말을 감상하는 묘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작품이 시의적인 이유는 윤상원 열사에 대한 아픔이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5일 광주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신봄메)는 윤상원 열사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아직까지도 수많은 투사들의 유족과 당사자들이 신군부의 폭압 아래 겪었던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기에, 이번 공연이 광주민중항쟁의 아픔을 잠시나마 승화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서재형 연출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랜선 공연으로 만나뵌 뒤, 3년만에 광주에 찾아오게 됐다”며 “고(故) 윤상원 열사의 고향인 광산구에서 진행하는 공연이기에 더 뜻깊다. 우수한 배우들과 스태프가 최선을 다해 ‘인간 윤상원’의 이야기를 담았으니, 열사들을 기리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석 1만4000원, S석 8000원. 문의 광산구 문화예술과.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