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간 대중의 마음 사로잡은 스타들
2023년 07월 21일(금) 12:00
한국 스타사-이월화부터 방탄소년단까지
배국남 지음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기원-SBS 슈퍼콘서트’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BTS)(2019년 4월). <연합뉴스>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오스카 시상식은 TV로 보는 이벤트였는데 제가 직접 참석하다니 믿기지 않네요. 다섯 명의 후보는 각자 다른 영화의 다른 역할을 연기한 승리자입니다.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지난 2021년 4월 LA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영화제 시상식. 60년 가까운 연기 관록의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에서 ‘순자’ 역을 열연해 한국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혔다. 102년의 한국 영화사와 93년 오스카 역사를 새로 쓰는 의미 있는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이었다.

“방탄소년단이 나를 구해줬다. 삶의 힘든 시기에 그들의 음악이 힘이 됐다. 이제는 내가 어려운 이들을 찾아갈 것이다.” 방탄소년단 ‘아미’인 외국 10대 소녀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었으나 BTS의 노래를 들으며 삶의 희망을 찾았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BTS를 ‘2019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했다.

배우 윤여정과 BTS의 전 세계적인 활약은 한류(韓流) 세계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 스타사’는 100여 년 동안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한국 대중문화 스타들의 삶과 활동, 성과, 영향을 집대성한 노작(勞作)이다. 저자는 30년 기자 생활중 20년 넘게 방송과 영화 등 대중문화 현장을 누비면서 대중문화와 미디어 전반에 걸쳐 취재하고 글을 쓰고 있는 대중문화 전문기자이자 대중문화 평론가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류의 세계화로 한국 대중문화와 스타를 좋아하거나 연구하는 외국의 미디어와 전문가, 한류 팬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한국 대중문화와 스타를 개괄하고 한국 스타사를 정리한 저술과 연구물은 부재한 상황이다. ‘한국스타사-이월화부터 방탄소년단까지’를 펴낸 이유다”고 밝힌다. 크게 ‘스타와 스타시스템’, ‘한국 대중문화사와 스타’, ‘한국 대중문화 주도한 스타들’ 등 3장으로 구성했다. 1장은 대중문화 스타의 정의와 역할, 스타 시스템을 폭넓게 살핀다. 2장은 한국 대중문화사를 ▲대중문화 초창기(1876~1945) ▲대중문화 발전기(1945~1960년대) ▲대중문화 도약기(1970~1980년대) ▲대중문화 폭발기(1990~2020년대)로 구분해 시대별 대중문화 흐름과 스타시스템, 스타들을 개괄한다.

특히 100여년의 한국대중문화 역사에서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배우와 가수, 코미디언·예능인 92명(그룹)을 다루는 3장은 스타들의 열전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영화역사의 여명을 밝힌 최초의 스타’인 이월화(1904~1933)와 ‘조선 최초의 직업가수’인 채규엽(1906~1949), ‘한국 코미디의 토대를 다진 만담 일인자’ 신불출(1907~1969) 등 한국 대중문화사의 초창기 스타들부터 요즘의 한류스타에 이르기까지 스타들을 아우른다. 책장을 넘기면서 시대별 대중문화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하는 동시에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스타’들과 만나게 된다. 부록으로 ‘대중문화 연대기’와 ‘스타들의 출생지’를 수록했다. “영원히 여러분 가슴 속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배우 김지미)는 스타의 바람처럼 대중문화 스타들은 팬들에게 영원한 ‘별’로 빛난다. ‘한국 스타사’는 한류를 깊이 있게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길라잡이를 톡톡히 한다.

<신사우동호랑이·4만3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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