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신축 공공건물 부실 여부 밝혀야
2023년 07월 20일(목) 00:00 가가
장마철 역대급 집중 호우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광주에서는 큰 재산 피해나 인명 사고는 없지만 공공기관의 신축 건물에서 물이 줄줄 새는 누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3년 동안 489억 원을 들여 지난달 19일 개장한 무등경기장 지하 주차장은 바닥에 물이 흥건히 고일 정도로 젖어 있다. 현장 확인에 나선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와 시공사는 누수가 아닌 온도 차에 의해 이슬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인 물의 양으로 볼 때 신빙성이 떨어진다.
광주시가 170억 원을 들여 북구 각화동 시화문화마을에 리모델링을 마친 광주 문학관도 누수로 9월 개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시는 누수를 인정하면서도 단기간에 너무 많은 비가 내린 탓이라고 밝혀 책임 회피성 해명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26억 원 들인 서구 서빛마루센터는 빗물이 새면서 지난달 27일 개관을 하루 앞두고 연기하는 촌극을 벌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5월 31일 문을 연 송정역 주차빌딩도 이번 집중 호우에 물이 새 장마철이 끝난 뒤에 본격적인 보수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수백억 원의 혈세를 들여 갓 지은 공공기관 건물에서 물이 줄줄 새는 것은 뭐라 해도 부실 공사 탓이 가장 크다. 기관들은 장마철 이례적인 집중 호우 탓이라고 주장하지만 변명에 불과하다. 이상 기후로 갈수록 폭우 등 재난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충분히 예견되는 만큼 공사 전에 미리 대비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관급 공사는 업자-브로커-공직자로 이어지는 고질적인 유착이 부실시공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발주자·감리·시공사가 서로 책임 있는 역할을 했는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불법 하도급은 없었는지도 점검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3년 동안 489억 원을 들여 지난달 19일 개장한 무등경기장 지하 주차장은 바닥에 물이 흥건히 고일 정도로 젖어 있다. 현장 확인에 나선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와 시공사는 누수가 아닌 온도 차에 의해 이슬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인 물의 양으로 볼 때 신빙성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