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싱크홀 주범 노후 하수관로 정비를
2023년 07월 20일(목) 00:00
장마철 집중 호우가 길고 거세게 이어지면서 광주 도심 곳곳에 지반 침하로 인한 ‘싱크홀’(sinkhole: 함몰 구멍)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그제 오전 광주시 서구 금호동 한 도로에 직경 0.7m, 깊이 3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곳에선 지난 15일에도 비슷한 크기의 싱크홀이 생겼는데, 복구 작업을 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동구 지산동 우회도로 진출입로에 직경 2m의 싱크홀이 생겨났고, 지난달 28일에는 조선대 인근과 광주교대 인근에서 잇따라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지난 2019년 20건, 2020년 55건, 2021년 11건, 2022년 여섯 건, 올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15건 등 최근 5년간 107건의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지하철 공사 현장 인근에 발생한 싱크홀로 인해 보행자가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 지난 7일 50대 여성이 지산사거리 인도에 뚫린 직경 2m, 깊이 3m의 싱크홀에 빠져 부상을 입었다.

올해 발생한 15건의 싱크홀 중 일곱 건은 장마가 시작된 6월 25일 이후 생겨났다. 이처럼 폭우 영향도 적지 않지만 근본 원인으로는 하수도 관로 노후화가 첫손에 꼽힌다. 광주시 조사 결과 5년간 지반 침하 사고 중 70%(75건)가 ‘하수관 손상’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후된 하수관로의 연결 부위가 헐거워지면서 물이 새 나와 흙에 스며들고, 지반이 약해져 침하로 이어지는 것이다.

광주 지역에 매설된 하수관로 4466㎞ 가운데 42%(1910㎞)가 설치된 지 20년 이상 지난 노후 관로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정비된 하수관로는 717㎞에 그치고 있다. 예산 부족 탓이다. 지반 침하와 싱크홀 발생을 예방하려면 노후 하수관로의 대대적인 정비가 급선무다. 광주시는 하수도 요금 현실화 및 적극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하수관로 보수와 교체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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