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골목마다 유쾌한 그리움이…
2023년 07월 19일(수) 21:55 가가
이형우 ‘이상한 은유’전 27일까지 양림미술관
작가에게 고향은 남다르다. 예술적 DNA를 물려받은 곳이자 끝없는 창작 에너지를 공급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은 비단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모든 인간에게 해당하는 고향에 대한 근원적 그리움인지 모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강산이 변하기를 네 번이나 되풀이됐겠네요. 그럼에도 오래 전 기억은 그 시절, 그 골목을 오롯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틈만 나면 사직공원 계단에 올라 그렸던 동네 모습이 마치 인화된 사진처럼 또렷이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형우 작가가 25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다. 27일까지 양림미술관이며 모두 30여 점을 출품했다.
‘이상한 은유’라는 전시 주제는 어쩌면 고향 너머의 인간의 삶을 변주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엉뚱하게 다가오는 상황 속에 은유의 자락을 깔아놓았다는 의미일 터.
작가는 “양림동의 변화된 모습이 아쉬움과 그리움을 주지만 그래도 작가는 꿈을 꾸는 존재”라며 “어린 시절 꾸었던 꿈이 남아 있는 골목골목에 그림으로 형상화한 은유들을 풀어놓았다”고 말했다.
눈길을 잡아끄는 작품은 ‘Dogfather’.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고난의 길을 가야 하는 ‘아버지’에 관한 패러디다. “Dogfather의 ‘dog’는 ‘god’를 뒤집은 것”이라는 설명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우직한 소의 얼굴을 한 아버지는 늘 갑옷을 입고 살아간다. 가족 부양은 물론 노부모까지 모셔야 하는 무게를 지고 운명의 수레바퀴를 쉼 없이 굴려야 한다. 철 모르는 강아지는 긴 혓바닥을 내밀며 수레 뒤를 따르는데 웃픈 풍경에 씁쓸함이 밀려온다.
‘변주는 가능할까’는 악보를 읽기도 어려워 보이는 중년의 사내가 변주에 도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사내의 도전에 피아노 위의 강아지는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멀뚱히 쳐다본다. 그러나 강아지 옆 배경에는 오페라의 유령으로 보이는 그림자가 숨어 있다.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에게 오페라의 유령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작가는 “은유는 웃기기도 슬프기도 한 상황을 유쾌하게 반전시키는 묘미를 담고 있다”며 “오늘의 삶이 힘겹고 버거운 분들도 있겠지만 작품을 보고 잠시라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최근 여수 에그갤러리 초대전을 가진 바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형우 작가가 25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다. 27일까지 양림미술관이며 모두 30여 점을 출품했다.
‘이상한 은유’라는 전시 주제는 어쩌면 고향 너머의 인간의 삶을 변주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엉뚱하게 다가오는 상황 속에 은유의 자락을 깔아놓았다는 의미일 터.
‘변주는 가능할까’는 악보를 읽기도 어려워 보이는 중년의 사내가 변주에 도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사내의 도전에 피아노 위의 강아지는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멀뚱히 쳐다본다. 그러나 강아지 옆 배경에는 오페라의 유령으로 보이는 그림자가 숨어 있다.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에게 오페라의 유령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작가는 “은유는 웃기기도 슬프기도 한 상황을 유쾌하게 반전시키는 묘미를 담고 있다”며 “오늘의 삶이 힘겹고 버거운 분들도 있겠지만 작품을 보고 잠시라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최근 여수 에그갤러리 초대전을 가진 바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