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신명’ 나주로 다 모이네~
2023년 07월 17일(월) 21:45
21~23일 대한민국 마당극축제
15개 도시 23개 작품 무대에
광주 ‘놀이패 신명’ 5·18 다룬
‘언젠가 봄날에’ 선보여

놀이패 죽자사자의 ‘팥죽할머니와 호랑이’ <한국민족극협회 제공>

“대한민국 최고를 자랑하는 ‘마당극 광대’들이 나주에서 집결합니다. 풍자와 해학으로 빚어낸 마당극 대잔치에 놀러 오셔서 마음껏 어깨춤을 추시기 바랍니다”

한국민족극협회(이사장 손재오)가 주최하는 ‘제33회 대한민국 마당극축제’가 오는 21~23일 나주혁신도시 빛가람호수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는 1988년부터 35년간 이어온 ‘전국민족극한마당’의 명칭을 바꿔 계승했다.

공연은 ‘통과의례(通過儀禮)’라는 익숙하고도 낯선 주제로 진행된다. 새로운 지위와 신분을 획득할 때 행하게 되는 의식을 통과의례라 하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넓은 의미로 해석해 탄생부터 소멸까지 인간사 전체를 마당극에 녹여낼 예정이다. 무대에는 광주와 서울, 제주, 통영, 대전 등 전국 15개 도시의 극단이 출품한 23개 작품이 오른다.

그 중 광주지역 ‘놀이패 신명’은 ‘언젠가 봄날에’를 선보인다. 5·18 당시의 행불자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대동정신이라는 주제의식을 ‘마당극’의 형식에 담아낸다. 5월 광주의 민중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언젠가 도래하게 될 ‘봄날’의 모습을 신명 나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류문화사를 관통하는 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도 있다. 조선 중기의 실천적 유학자로 남명학파를 이룬 조식의 삶을 극단 ‘큰들’이 그려낼 예정. 작품 ‘남명’은 성리학과 유학에 매진했던 학자 조식의 삶을 가감없이 전한다. 또 ‘예술공장 두레’의 마당극패들은 ‘착한사람 김삼봉’을 ‘김삼봉’이라는 한 개인의 인생사를 매개로 해학적 주제의식을 풀어낸다. 이외에도 잘 알려진 김유정의 ‘동백꽃’을 원작으로 한 극단 ‘아리랑’의 ‘동백꽃’, 풍자적 웃음을 통해 골계미를 자아내는 극단 ‘좋다’의 ‘귀신은 뭐 하나’ 등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 <놀이패 신명 제공>
통과의례적 모티브를 전 지구적 관점으로 확장한 작품도 있다. 마당극패 ‘우금치’의 ‘라스트 생존게임’은 빙하가 녹고 자연이 파괴되며 그로 인해 기이한 생물체들에서 비롯되는 원인 모를 감염병을 이야기한다. 작품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관통해 온 인류의 미래 생존방식과 엔데믹 이후의 삶을 겹쳐보게 한다.

아울러 진도 소포리 주민들의 ‘상장례 놀이’를 비롯해 아동극, 점괘풀이, 탈놀이, 풍물과 마임, 프리마켓 및 세미나까지 볼거리도 풍성하다. 공연 외에 나주예총이 참여하는 콘서트 무대도 마련돼 있다.

손재오 이사장은 “광주·전남에서 전국 규모의 마당극 축제를 여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번 공연은 전국의 우수한 마당극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역사, 환경, 교육, 민속 등 작품에 녹아있는 소재 등이 다양해 다채로운 마당극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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